극좌단체 '혁명투쟁' 소행 추정

그리스에서 반정부 시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시위 진압 경찰이 5일 새벽(현지시간) 아테네 도심에서 극좌단체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의 총탄 세례를 받아 경찰관 1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파나기오티스 스타티스 경찰 대변인은 자동 소총으로 무장한 괴한 2명이 문화부 건물 앞에서 경계 근무 중이던 시위 진압 경찰 3명을 향해 30여발의 총을 난사했으며, 이중 디아만디스 마추니스(21)가 어깨와 다리에 총상을 입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마추니스의 상태는 위중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괴한 중 한 명이 사용한 무기는 극좌단체인 '혁명투쟁'이 2007년 4월 아테네의 한 경찰서 공격에 사용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혁명투쟁'은 같은 해 1월 발생한 아테네 주재 미국 대사관 건물에 대한 로켓 공격에 대해서도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미 대사관 측은 범인 제보에 1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건 바 있다.

또 바릴리스 치아투라스 경찰총장은 이날 괴한들이 사용한 또 다른 총은 칼라시니코프 자동 라이플총으로, 지난달 경찰 버스 피격 사건에 사용됐던 것과 같은 기종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6일 16세 소년이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이후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계속돼온 그리스에서는 지난달 23일 괴한들이 20명의 경찰관이 타고 있는 버스에 7발의 총격을 가하는 등 무정부주의자나 반정부 시위대의 경찰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사건 발생 뒤 경찰은 문화부가 위치한 엑사르키아 지구를 대부분 봉쇄한 채 범인 검거에 나섰으며, 현재까지 주변 거리에서 72명을 검거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무정부주의자들이 종종 테러나 과격 시위를 벌여온 그리스에서는 '11월17일'이라는 이름의 극좌 테러 단체가 1975∼2000년 동안 테러 공격으로 23명을 살해했으나 정부의 대대적인 소탕작전으로 2002년 해체됐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혁명투쟁'이 '11월17일'의 지선 조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