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미국 정치 무대에는 버락 오바마나 힐러리 클린턴, 존 매케인 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했지만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신인들이 대선 과정에서 대거 등장했다.

미국의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5일 이들 정치 신인 가운데 10명을 추려 소개했다.

◇세라 페일린 =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는 지난해 대선에서 공화당에 의해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면서 일약 전국 무대에 등장, 수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페일린은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를 통해 눈부시게 등장했으나 선거운동 과정에서 실수를 연발해 인기가 떨어졌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그러나 페일린에 대한 식을 줄 모르는 애정을 보여줬으며 페일린은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보수주의자로 남아 공화당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캐롤라인 케네디 = 존 F. 케네디의 딸인 캐롤라인은 지난해 1월 버락 오바마를 지지하는 기고문을 뉴욕타임스(NYT)에 발표함으로써 정치 무대에 등장했다.

곧이어 삼촌인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도 오바마 지지 대열에 합류, 캐롤라인은 오바마의 선거운동을 이끌었으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그를 지지하는 연설도 했다.

캐롤라인은 현재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국무장관 임명으로 공석이 될 상원의원직을 노리고 있다.

◇데이비드 플루프 = `말투가 부드러운' 혹은 `카메라에 수줍어하는'과 같은 다소 화려하지 않은 수식구가 따라붙는 플루프는 오바마의 선거운동을 총괄하며 뛰어난 정치전략가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플루프는 오바마 행정부에 합류하지는 않았지만 백악관 바깥에서 오바마를 위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워싱턴 스피커스 뷰로'에서 활동할 예정이며 `승리를 위한 담대함(The Audacity to Win)'이라는 제목의 저서를 준비 중이다.

◇케이 헤이건 = 헤이건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공화당 현역 의원인 엘리자베스 돌을 9% 포인트 차로 물리쳤다.

헤이건은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로 지명된 지난해 5월 이후 정치자금 모금 면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고 돌 의원을 워싱턴 기득권층으로 사정없이 몰아붙였다.

돌 의원은 선거전에서 헤이건이 무신론자임을 암시하는 TV 광고를 내보냈지만 이마저도 역풍을 몰고 올 뿐이었다.

◇밥 코커 = 공화당의 밥 코커 상원의원은 민주당이 내놓은 자동차산업 구제금융안에 맞설 공화당의 대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며 진지한 정치인으로 부각됐다.

민주당의 해리 리드 상원의원으로부터도 찬사를 받았던 코커는 지난해 대선 이후 무력화된 공화당의 예비 지도자 물망에 떠오르고 있다.

◇멕 휘트먼 = 9개월 전만 해도 이베이 최고경영자였던 멕 휘트먼은 공화당 경선에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도왔으며 본선에서는 매케인과 페일린을 위해 뛰었다.

매케인이 자신이 아는 `가장 현명한 세 사람' 가운데 한 명으로 꼽기도 한 휘트먼은 부통령 후보감으로 거론되기도 했으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매케인 지지연설을 했다.

CEO 경력과 재력을 발판으로 2010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를 노리는 휘트먼이 주지사가 된다면 그는 자연스럽게 대통령 후보군에 자신의 이름을 올릴 것이다.

◇보 바이든 =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 당선자의 아들인 보 바이든(39)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인상적인 연설로 주목을 끌었다.

지난해 10월 주 방위군 부대와 함께 이라크로 파병된 그는 귀국 후에는 공석이 될 부친의 상원의원직을 놓고 2010년 열리는 특별선거에 도전할지도 모른다.

바이든 부통령 당선자는 "보는 훌륭한 주 법무장관이었듯이 훌륭한 상원의원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패터슨 = 패터슨이 2006년 뉴욕주 부지사로 당선됐을 때만 해도 그는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이 대통령이 되면 상원의원직을 승계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예상처럼 일이 풀리지는 않았다.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지사가 성추문으로 사임하면서 주지사직을 물려받은 패터슨은 개인적 고백들로 불거진 논란을 거쳐 주 재정을 엉망으로 만든 월가 금융위기까지 맞았다.

미국민들은 이제 클린턴 상원의원이 국무장관이 되면서 공석이 된 뉴욕주 상원의원직 승계자로 패터슨이 누구를 지명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하셀벡 = ABC 방송 프로그램 `더 뷰(The View)'의 진행자 엘리자베스 하셀벡은 방송 중에 자주 매케인과 페일린을 옹호하며 바버라 월터스를 포함, 다른 진행자들과 충돌하며 보수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지난해 10월 하셀벡은 페일린의 선거운동을 돕고자 플로리다까지 가기도 했다.

◇레이첼 매도우 = MSNBC의 레이첼 매도우는 진보적 성향을 가진 시청자들의 구미에 맞는 방송을 진행해 주목을 끌었다.

진보적인 평론가인 매도우에게 관건은 동네북으로 쓰던 부시 행정부가 물러난 뒤에도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인데 매도우는 이를 잘 수행해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