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13개국 대선ㆍ총선..경제 흐름에 선거결과 좌우

세계경제 위기가 올해와 내년 중남미 지역 13개국에서 실시되는 선거에서 중대한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4일 보도했다.

중남미 지역에서는 올해 7개국, 내년에는 4개국에서 대선과 총선이 동시에 치러질 예정이며,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에서는 올해 총선이 시행된다.

신문은 세계경제 위기의 여파로 중남미 경제 역시 올해 1.4분기 또는 상반기 중 최악의 시기를 거친 뒤 내년부터 회복세가 예상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향후 2년간의 경제 흐름이 선거 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문은 이어 전 세계를 휩쓰는 경제위기로 인해 중남미 지역 선거에서도 1992년과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빌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의 승리를 이끌었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문구가 주요 구호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남미 지역의 대표적인 신흥개도국 브라질, 칠레, 멕시코는 이미 뚜렷한 경기 감속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중남미 지역 1위 경제국인 브라질의 경우 지난 2002년 이후 성장세를 뒷받침해온 내수시장 소비가 감소하고 있으며, 제조업 생산력이 상당 부분 탄력을 잃고 있다.

해고 및 집단휴가가 확대되면서 소비자 신뢰지수도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중남미의 모범 경제국으로 평가받아온 칠레와 2~3위 경제 규모를 가진 멕시코 및 아르헨티나는 사정이 더 급한 형편이다.

중남미 국가들은 성장률 둔화와 정부지출 증가에 따른 재정수지 악화, 생산부문 투자 감소, 인플레율 상승, 실업률 증가 현상을 공통으로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중심으로 좌파동맹을 구축하고 있는 에콰도르와 볼리비아의 선거 결과가 가장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과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올해 시행하는 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하고 있으나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영향을 심각하게 받는 베네수엘라에 대해 유형ㆍ무형의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좌파정권들과는 달리 비교적 정통 경제정책을 고수하면서 지난 수년간 성장세를 유지해온 우루과이, 브라질, 칠레, 온두라스 등은 집권 연장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그동안의 경제성장세와 정책의 연속성이 반드시 정권 재창출을 보장하는 충분조건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브라질 집권 연정은 지난해 10월 치른 지방선거에서 안정적인 경제성장세를 바탕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내년 말 대선 및 총선을 앞둔 브라질 집권 연정으로서는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이전의 성장세를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중남미 각국이 경기부양책과 고용안정책, 인플레 대책 등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경제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성과를 점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유엔 산하 중남미ㆍ카리브 경제위원회(CEPAL)는 올해 중남미 지역 성장률을 지난해의 4.6%보다 크게 낮은 1.9%로 전망했다.

국가별로는 아르헨티나 2.6%, 브라질 2.1%, 칠레 2%, 콜롬비아 2%, 멕시코 0.5%, 베네수엘라 3%로 추산됐다.

미국의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0.4%,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산하 연구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니트(EIU)는 1% 안팎으로 예상했다.

EIU는 베네수엘라ㆍ멕시코 각각 0.2%, 브라질 2.4%, 아르헨티나 0.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