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과 이스라엘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펴온 터키가 이스라엘의 가자기구 공격에 연일 비난을 퍼붓고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터키 외무부는 4일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해 지상작전을 개시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하고 "긴장을 확대시키는 행위는 누구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무부는 즉각적인 공격 중단과 지속적인 휴전 협정 체결을 촉구하는 한편 유엔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전날 밤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하기 위해 4시간에 걸친 비공개회의를 열었으나 회원국간 합의를 이뤄내는 데 실패했다.

인구의 99%가 무슬림인 터키는 팔레스타인과도 친교를 맺어왔지만, 이슬람국가 중에서는 유일하게 이스라엘과도 1996년 군사협정을 체결하는 등 우호 관계를 유지해왔다.

터키는 그러나 이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에 대해서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를 비롯해 대부분 지도자가 한목소리로 이스라엘의 과도한 무력사용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집권 정의개발당(AKP)의 일부 의원들은 터키-이스라엘 의원 친선단체에서 탈퇴하는 등 정치권의 반(反)이스라엘 기류도 확산되고 있다.

에르도안 총리는 가자지구 사태의 평화적 해결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구랍 31일부터 시리아와 요르단, 이집트를 순방한 데 이어 3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재 외교를 위한 아랍 각국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한편 터키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 주요 도심에서는 전날에도 밤새 수백명의 시위대가 이스라엘 대사관과 유엔 공관 밖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