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일당독재 종식을 촉구하는 '08헌장'을 지난달 발표한 반체제 인사에 대한 탄압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08헌장'에 서명한 303명의 중국 반체제 인사 중 적어도 70명이 구금되거나 소환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저명한 반체제 작가인 류샤오보를 비롯,정치평론가인 장쭈화 등이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08헌장'은 지난해 10월 유엔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을 맞아 중국 내 반체제 인사들이 공동 서명해 발표한 것이다. 이 헌장은 "(중국 내에서) 모든 종류의 사회갈등이 끊임없이 쌓이고 있으며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며 공산당 일당독재 종식,표현과 결사의 자유 보장 등 중국 내 인권 개선을 위한 19가지 조치를 제안했다.

'08헌장'은 "집권세력이 정치개혁을 거부한 채 철권통치를 계속하면서 관료사회가 부패하고 인권은 무시되며 사회는 양극화되고 있으며,경제는 기형적으로 발전하고 자연환경과 인문환경이 파괴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한 당국의 탄압이 거세지면서 해외 거주 중국인은 물론 외국 지식인들도 '08헌장'에 동참,현재 서명자가 7000여명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08헌장' 사이트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으며 중국 언론들에 이 문제를 보도하지 말도록 지시했다고 FT는 전했다. 특히 중국 지도부는 올해가 톈안먼 사태 20주년이 되는 해인 데다 최근 실업자 급증 등으로 집단시위도 빈발하고 있어 '08헌장'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