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에서도 명문 고등학교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을 위한 한국식 입시학원이 성행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NYT)는 3일 겨울 방학을 맞아 뉴욕시 퀸즈 플러싱에 있는 입시학원 `엘리트 아카데미'의 풍경을 통해 미국내 입시열풍의 한 단면을 소개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이브로 부터 시작된 보통 2주간의 겨울방학을 맞아 대부분의 학생들이 집에서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할 시각에 이 학원에는 12명의 6학년 학생들이 모여 한창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7명의 남학생과 5명의 여학생들은 명문 헌터 고등학교 입학을 목표로 공부하는 학생들로 오는 9일 실시될 이 학교 입학시험에 대비해 겨울방학을 맞아 5일간에 걸쳐 진행되는 단기 과외를 받고 있는 것.
헌터 고등학교는 정원은 200명에 불과한데 지원자는 2천명이 넘어 응시자의 90%가 탈락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시험도 3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학원을 다니는 이유에 대해 학생들은 "우수한 학생들이 다니는 고등학교에 가기 위해서" 또는 "헌터 고등학교가 명문대학 나아가 멋진 직장을 구하는 디딤돌이 되기 때문"이라고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

이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은 지난 가을부터 토요일 마다 학원에서 수강을 한뒤 겨울방학 프로그램에 등록한 학생들이다.

지난 86년에 문을 연 이 학원은 입시준비를 위해 매일 저녁과 주말은 물론 여름.겨울방학까지 `반납'하며 강의를 들어야 하는 한국과 중국 및 일본 등지에서 인기있는 주입식 입시학원을 모델로 뉴욕에서 문을 연 몇개 학원중 하나.

이 학원의 `우수반' 학생들은 오전9시 부터 오후3시까지 영어와 수학강의를 듣는다.

학생들은 오후1시15분에 잠시 갖는 휴식시간을 제외하고는 문장 완성하기에서 부터 독해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 과정에서 강사의 질문에 바로 답해야 한다.

휴식시간에도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면서도 `유의어.반의어 사전'을 끼고 각종 어휘와 어근을 암기한다.

일부 학부모들은 학원 강의 외에 따로 `과외교사'까지 두고 엄격하게 과외를 시키는 것은 물론 일부는 이 학원에 몇달동안 최고 3천달러의 학원비까지 내며 영어와 수학 강의를 듣게한다.

겨울방학 프로그램을 수강중인 학생들의 상당수는 한국, 일본, 폴란드 이민가정의 자녀들이며, 이들은 시립학교에 다니고 있다.

하지만 학원측이 아시아계 언어로 발행되는 신문에만 광고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학원생의 절반 정도는 비(非) 아시아계 학생들일 정도로 백인 학생들의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학원측은 학생들의 예비시험 성적과 숙제 점수 및 에세이를 모두 정문 로비에 게시해 다른 학생들이 참고하도록 하고, 학원강사는 에세이를 평가한뒤 돌려주면서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받았는지 공개한다.

일부 학생은 "내 친구들 중에는 학원까지 다니면서 이렇게 많이 시험준비를 하는 나를 `괴짜'로 생각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