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시청건물 257호에 있는 맨해튼 결혼사무소(MMB) 직원들에게는 성탄절 이후 연말까지가 1년 중 가장 바쁜 기간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결혼하려는 예비부부들이 쉴 새 없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지난 월요일(29일)의 경우 평일의 2배 수준인 180건의 결혼증명서가 발급됐다.

직원들은 혼인서약을 위한 2곳의 예배당을 모두 열어놓는 등 업무처리 역량을 평소의 2배로 가동하지만 폭주하는 업무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이곳 직원인 마이클 맥스위니는 "많은 사람이 쉴 때 우리는 바빠진다.

"면서 "마치 소매업에 종사하는 것과 비슷하다.

"고 말했다.

사무소는 다음 달 신혼부부들이 금속탐지기를 통과하지 않아도 되는 더 좋은 곳으로 이전할 예정이어서 뉴욕은 예비부부들이 더욱 결혼하기 좋은 명소가 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 성탄절 이후 연말까지 결혼하려는 커플이 급증하는 것은 이 기간 많은 직장인이 휴가여서 시간을 내기 좋은데다 결혼기념일이 연말의 축제 분위기와 겹쳐 더욱 의미 있는 상황을 연출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일본에서 대학원에 재학 중인 비마니 자나크는 뉴욕에서 만난 부인 야마다 나호코와 구랍 31일 결혼식을 올렸다.

부인 야마다는 "우리는 부부로서 새해를 맞이하고 싶었다.

"면서 더구나 12월31일이 결혼기념일이면 "기억하기도 좋다.

"고 말했다.

연말에 결혼식을 올린 또 다른 신부 징 리린(21)은 "8은 행운의 숫자이기 때문에 2008년은 행운의 해"라고 주장했다.

신랑 창밍주(25)는 학교를 쉬기 때문에 그날이 편했다고 설명했다.

연말 결혼이 급증하는 데는 감성적인 원인 외에 현실적인 이유도 한 몫하고 있다.

해가 바뀌기 전에 결혼하면 부부로서 2008년분 소득세 환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신랑은 "세금 때문이었다.

"라면서 "너무 비싼 아파트를 구입해서 어쩔 수 없었다.

"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