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EU 휴전안 조건부 수용"..팔' 수반, 유엔行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1일 하마스와의 이번 전쟁을 장기전으로 끌고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메르트 총리는 개전 엿새째인 이날 하마스의 로켓탄 공격 사정권에 있는 이스라엘 남부의 사막도시 베르셰바를 방문, "우리는 장기전에 관심이 없고 넓은 전선에서 전쟁을 수행하길 바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하마스를 `철권(iron fist)'으로 다스릴 것"이라고 강조한 뒤 "하지만, 가자지구의 주민들에게는 인도주의적 구호품이 전달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올메르트 총리는 "하마스가 우리에게 짐이지만,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는 더 무거운 짐"이라며 "우리는 구호품과 의약품, 식량 등을 주민들에게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은 개전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를 제한적으로 풀어 트럭 100t 분량의 구호품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하마스는 이번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선언하면서도 이스라엘이 공세를 중단하고 가자지구의 봉쇄를 푼다는 조건이라면 유럽연합(EU)이 제안한 휴전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내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는 전날 TV에 출연, 이스라엘의 맹폭에도 자신이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며 "승리는 팔레스타인인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가까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니야 총리는 또 "지금 벌어진 전쟁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며 "휴전은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추고 가자지구의 봉쇄를 해제한 이후에야 논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마스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도 "이스라엘이 공세를 중단하고 봉쇄를 푼다는 조건이라면 유럽연합(EU)의 휴전안을 받아들일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EU는 지난달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외무장관 회의를 통해 양측에 `영구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기습 공습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 동안 가자지구에서 숨진 팔레스타인인 수는 400명을 넘어섰고, 부상자도 2천 명 이상이라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반면에 이스라엘에서는 그간 4명이 목숨을 잃었고, 20여 명이 부상했다.

한편,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마무드 압바스 수반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휴전 결의안을 받아내기 위해 이번 주중 아랍권의 고위급 대표단을 이끌고 미국 뉴욕으로 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압바스 수반의 참모인 야세르 아베드 랍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휴전 성사될 때까지 뉴욕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