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000깨져ㆍ환율 장중 1500원 넘어 … 10월 악몽 재연

글로벌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속 경기 침체) 공포가 엄습하며 세계 증시가 초토화됐다.

미국 다우지수와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각각 8000선이 깨졌고,유럽 증시도 4~5%의 급락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도 7% 가까이 하락,다시 1000선 밑으로 내려앉는 등 아시아 증시도 곤두박질쳤다. 한 달 새 글로벌 증시에서 10조달러 가까운 시가총액이 날아간 '10월의 악몽'이 또 한차례 재연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68.13포인트(6.70%) 떨어진 948.69로 끝나 약 4주 만에 950선 아래로 밀렸다. 코스닥지수도 24.35포인트(8.19%) 급락한 273.06으로 마감했다. 연기금과 투신이 폐장을 1시간 앞두고 나란히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닛케이 평균주가는 6.89% 폭락하며 7703.04엔을 기록했다. 홍콩(―4.04%),대만(―4.53%),중국 상하이종합지수(―1.67%)도 동반 급락했다.

이처럼 아시아 증시가 폭락한 것은 전날 디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되며 다우지수가 급락한 영향이 컸다. 다우지수는 427.47포인트(5.07%) 하락한 7997.28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다우지수 8000선이 무너진 것은 2003년 3월 이후 5년7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6.12%,6.53% 하락했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는 사상 최대폭인 전달 대비 1% 하락한 반면 성장률은 내년 상반기까지 뒷걸음질칠 것이라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발표가 주가를 끌어내렸다. 상무부가 발표한 10월 신규 주택 착공 실적도 전달에 비해 4.5% 감소한 79만1000채(연율 환산)로 사상 최악 수준을 기록,실물경제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켰다.

유럽 주요 증시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4.82% 떨어진 4005.68에,독일 DAX지수도 4.92% 떨어진 4354.09에 장을 마쳤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 탓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70원 이상 폭등,1500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외환 당국의 개입으로 50원50전 오른 1497원에 거래를 마쳤다. 1998년 3월13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박성완/백광엽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