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흑백대결이 펼쳐진 올해 미국 대선에서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미 언론들은 4일 미 전역에서 순차적으로 실시된 이번 선거에 사상 최대의 유권자들이 몰려들어 최고 투표율 기록이 예상된다고 보도하고 있다.

민주당 버락 오바마,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가 처음으로 `인종대결'을 벌이고 있는 흥행 요소에다 신규 유권자가 크게 불어난 점, 조기투표에 3천만명에 가까운 유권자들이 몰린 점 등이 이런 관측을 낳고 있다.

버지니아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우천 등 악천후 속에서도 기록적인 유권자들이 투표소 앞에 긴 꼬리를 물고 늘어서 투표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음을 보여줬다.

버지니아의 진 젠슨 주국무장관은 오전 10시까지 40%에 달하는 유권자들이 투표를 마쳤다며 "경이적인 투표율"이라고 전했다.

또 일부 지역구에서는 자격있는 유권자 중 50%가 이미 투표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버지니아에서는 진행요원의 실수로 투표소 입장이 늦어지고 기계가 고장나는 등 크고 작은 혼란이 빚어졌지만 투표 열기는 식지 않았다.

1904년 이후 한 번을 제외하고 모든 선거에서 승자에게 표를 던졌던 미주리에서도 기록적인 투표율이 나올 전망이다.

로라 에거댈 미주리 주국무장관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오늘 쉽게 최고 투표율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합주로 꼽히는 오하이오 역시 80%에 달하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투표율 통계로 볼 때 1932년 이후 가장 투표율이 높았던 선거는 민주당 존 F 케네디와 공화당 리처드 닉슨 후보가 맞붙었던 1960년 대선 당시의 62.8%.
미 대선 사상 처음으로 TV 토론이 도입된데다 참신하고 젊은 케네디의 등장이 많은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이끌어냈다.

투표율이 60%를 상회한 선거는 린든 존슨(민주)과 배리 골드워터(공화)가 격돌한 1964년의 61.9%, 닉슨(공화)과 휴버트 험프리(민주)가 대결한 1968년의 60.9%였다.

이후 1972년부터 2004년까지 9차례의 대선에서는 투표율이 모두 60%를 밑돌았다.

특히 빌 클린턴(민주)과 밥 돌(공화)이 등장한 1996년 대선은 49%로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그나마 투표율 하락현상에 반전이 이뤄진 것은 2004년 대선. 조지 부시(공화)와 존 케리(민주)의 대결에서 56.69%를 기록해 1968년 이래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인 것.
이번 대선에서는 유권자들의 관심이 과거 어느 때보다 월등히 높은데다 민주당의 신규등록자가 2004년에 비해 5%나 늘어났기 때문에 역대 최고 투표율 수립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그간 투표율이 낮았던 젊은 층과 흑인 유권자층이 변화의 기치를 내건 흑인출신 오바마에 매료된 상태인 만큼 이번에는 대거 투표행렬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바마 진영의 선거운동 책임자인 데이비드 플로페는 높은 투표율이 오바마의 백악관 입성에 도움이 될 것라고 낙관했다.

플로페는 이날 CNN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270명의 변화를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투표소에서 오바마를 지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하루종일 투표율을 모니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na.co.kr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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