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0시(한국시간 오후 2시)부터 시작된 미국 대선의 투표율이 기존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부정 선거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선거의 주요 경합주(州) 중 하나인 버지니아주에서는 투표 시간 연장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졌다.

주 내의 흑인 밀집지역에 투표 기계를 추가로 설치할 수 있도록 투표시간을 연장해 달라는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의 요청을 지역 판사가 거부한 것이다.

NACCP는 즉각 연방법원에 소장을 내, 투표 기계를 더 설치하지 않으면 이번에 대거 투표에 나선 흑인 유권자들이 한 표를 행사하기 힘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버지니아 지방법원의 리처드 윌리엄스 판사는 투표기계를 더 설치하는 대신 투표 종료 시한인 4일 오후 7시까지 투표소에 도착해 줄을 선 사람들에 한해 투표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버지니아주는 공화당의 공세에도 시달리고 있다.

공화당 캠프는 3일 밤 버지니아 선거관리위원회가 시한을 넘겨 도착한 해외 주둔 미군의 우편 투표까지 유효 투표로 간주하려 한다며 버지니아 선관위를 연방 법원에 고발했다.

공화당 측은 이를 통해 연방법원으로부터 "오는 14일까지 도착한 부재자 투표만 개표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판결을 얻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에서 선거를 둘러싼 소송이 일어나는 건 사실 낯선 풍경이 아니다.

지난 2000년 대선에서는 플로리다주에서 재검표 소동이 발생해 공화당의 조지 부시-민주당 앨 고어 후보간 법정공방까지 벌인 끝에 승자가 뒤바뀌기도 했고 2004년 선거 때는 오하이오 주에서 투표기계의 오류가 발생해 소송이 벌어졌다.

이번 대선에서는 어느 때보다 많은 유권자가 투표소로 향할 것으로 예상돼, 부정선거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대선을 위해 등록을 마친 유권자의 수는 지난 2004년 대선보다 7.3%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며,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 직전 대선보다 무려 12.2%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민주당 버락 오바마,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 캠프는 각 투표장에 변호사들을 파견해 선거 부정 여부를 철저히 감시할 계획이다.

선거인 수가 늘어난데다 최신 투표 기계의 도입으로 유권자들이 혼란을 느낄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미 정치 감시단체인 '커먼 코즈(Common Cause)'의 토바 왕은 "미국의 선거 시스템은 여전의 낮은 투표율에 맞춰져 있다.

새로운 유권자들이 넘쳐나지만, 선거를 감독할 요원들은 준비가 덜 됐다"며 미국 정부가 선거관리 체계에 대해 더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뉴욕 AP=연합뉴스) rainmaker@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