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4대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역사적인 선거가 4일 0시(한국시각 오후 2시) 뉴햄프셔의 산골마을 딕스빌 노치에서 시작됐다.

이날 대선은 시차에 따라 미 동부를 시작으로 서부지역으로 진행돼 알래스카와 괌에서 5일 오전 1시(한국시각 5일 오후 3시) 종료된다.

사상 첫 흑백대결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가운데 정치분석가인 마크 핼퍼린이 3일 미 시사주간지 타임에 이번 선거에서 주목해야 할 5대 관전포인트를 기고했다.

▲ 역대 최고 투표율 기록할 수 있을까 = 낭설에 근거해 투표율을 예상하는 것은 금물. 핼퍼린은 선거 관계자가 진짜 정보를 가지고 발표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조언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어느 후보의 지지자들이 긴 줄을 기다려야 하는 수고를 견디지 못하고 투표를 포기할 것인가다.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몇 시간을 기다릴 여유가 없는 오바마의 젊고 소득이 적은 신규 지지자들일까? 아니면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소극적인 지지자들일까?
결국, 전체 투표율은 매우 높게 나올 수도 있다.

그러면 매케인은 존 케리가 민주당 사상 가장 많은 표를 얻고도 낙선했던 2004년 대선을 꼭 닮은 결과를 연출하게 될지도 모른다.

▲ 오후 7시 30분을 주목하라 = 4일 오후 7시 30분(동부시간 기준) 이번 선거 핵심 경합주(州)인 버지니아, 인디애나, 오하이오의 투표가 끝난다.

만약 오바마가 이 중 1곳에서만 승리를 거둔다면 매케인이 대선에서 이길 확률은 매우 높아지게 된다.

오바마가 2~3곳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민주당의 승리를 조기에 점쳐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매케인이 이 3곳을 싹쓸이한다면 그날은 CBS방송 간판 앵커인 댄 래더의 말마따나 '비욘세-제시카 심슨 헤어 익스텐션 경연대회' 우승자의 머리처럼 긴 밤이 될 것이다.

▲ 오바마 압승의 조짐은 어디서부터 = 격전지인 플로리다, 노스 캐롤라이나, 미주리가 오바마를 택한다면 그는 보수적인 거대 주에서 약진의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여세를 몰아 공화당이 강세를 보이는 조지아, 노스 다코타, 심지어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도 낙승을 거두게 될 수도 있다.

오바마가 이들 지역에서 승리한다면 남부와 남서부 지역이 공화당의 텃밭이라는 인식을 깨게 된다.

현재 오바마는 민주당 우세 지역(블루 스테이트)인 캘리포니아, 뉴욕, 미시간, 뉴저지, 매사추세츠, 일리노이에서 승기를 잡고 있지만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 대승을 거둔다면 앞으로 오바마의 통치는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이다.

▲ '오바마 효과'가 상.하원선거에 미치는 영향 = 대선과 함께 실시되는 상.하원의원 선거에서도 승세는 민주당에게 기울어 있다.

이번 선거에서 버지니아, 콜로라도, 뉴멕시코, 노스 캐롤라이나, 알래스카, 뉴햄프셔 그리고 오리건의 상원의원이 공화당에서 민주당 출신으로 바뀔 것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
미시시피, 조지아, 켄터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안감힘을 쓰고 있지만 1~2석이라도 잃게 되면 공화당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하원의원 선거에서도 생각지도 못했던 공화당 의원들이 패배할 수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민주당이 하원에서 30석 이상을 추가, 다수당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조짐이며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파격적 결과다.

▲ 승자와 패자의 연설 = 오바마가 승리한다면 오바마는 초당적 협력과 국가적 단합을 촉구하는 대통령 수락 연설을 할 것고 매케인 역시 같은 취지의 연설을 통해 패배를 인정해야 할 것이다.

이날 승자와 패자가 함께 '쌍둥이' 연설을 하고 나면 공화당원들은 오바마를 공격하거나 그의 합법성에 의문을 던지기 매우 어려워진다.

오바마의 승리는 재개표까지 실시했던 2000년이나 쓰라린 패배를 경험했던 4년 전과는 다른 변화의 투표일 밤을 맞게 될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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