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원수-행정수반-군최고통수권자-초강대국 최고지도자

미국의 대통령선거는 단순히 미국민의 관심사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의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인지에 관한 문제는 미국의 우방은 물론 한때 적대적 관계였던 옛 공산국가들과 중동, 제3세계 모두에게 초미의 관심사다.

냉전체제의 종식 이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의 대통령은 단순히 백악관의 주인이라는 자리를 뛰어넘어 사실상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초강대국 최고지도자로 그야말로 막강 파워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당체제에서 진보와 보수를 상징하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후보 가운데 누가 백악관을 차지하는지에 따라 전세계 정치.경제의 역학구도에도 적지않은 변화가 초래되기 때문에 세계의 눈과 귀는 미국 선거의 향배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 대통령은 법적으로 미국의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한다.

미국 헌법 2조1항은 `행정권은 대통령에 귀속된다'고 규정, 대통령에게 행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행정권을 우선 부여하고 있다.

또 국가원수로서 미국을 대표해 대사 등 외교사절을 임명하고 외국의 외교사절을 접수할 권한, 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육ㆍ해ㆍ공군, 각 주(州)의 방위군에 대한 총괄 지휘권도 부여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은 핵전쟁 등에 대비해 긴급한 경우 군대를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도 갖고 있다.

실제 6.25 전쟁 당시 트루먼 대통령은 의회의 선전포고 승인없이 총사령관의 자격으로 미국의 참전을 명령했다.

그러나 베트남전의 휴전협정 체결후 1973년 11월7일 상.하원 합동결의로 전쟁선포권의 행사를 의회의 강력한 통제 아래 두도록 했다.

미국 대통령은 조약의 협상과 체결권을 갖고 있으며, 죄수의 형 집행 연기 및 사면권, 예산편성권도 갖고 있다.

이밖에 직접 입법권은 없지만 교서(敎書) 형식을 통해 의회에 법안을 간접적으로 제안할 수 있고, 의회 통과 법안에 대해 공포권과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한편 미국 대통령은 각 부처 장ㆍ차관, 차관보를 비롯해 대사 등 3천여개 안팎의 고위직을 임명, 또는 지명할 수 있다.

특히 연방대법원의 판사를 포함해 연방판사 임명권도 보유하고 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태어날 때부터 미국 시민권자여야 하고 35세 이상으로써 14년간 미국에 거주해야 한다.

임기는 4년이며 한차례 중임이 가능하다.

초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이 연임했기 때문에 이후 대통령직을 2번까지만 수행하는 것이 관례로 굳어졌지만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대공황 직후부터 2차대전 종료직전까지 4번이나 연임했다.

1951년 제22차 수정헌법에 따라 대통령의 임기를 2번까지로 제한하는 규정이 마련됐다.

이후 연임에 성공한 대통령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조지 부시 현대통령 등이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했으나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2번째 임기중 하야했다.

미 대통령의 유고시에는 상원의장직을 겸직하고 있는 부통령에게 대통령직이 승계되며, 부통령도 공석일 경우 하원의장, 이어서 상원 임시의장(부통령 부재시 상원회의를 이끄는 상원의원) 및 지정된 순위에 따른 정부 각료 순으로 대통령직이 승계된다.

대통령의 급여 수준은 연간 40만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연봉은 2만5천달러였지만 현재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50만달러가 넘는 상당한 거액이다.

워싱턴은 원래 부자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대통령으로서의 봉급 수령을 거부했지만 의회의 요청으로 수용했다.

존 F. 케네디는 자신의 연봉을 자선기금으로 기부한 것으로 유명하다.

대통령은 백악관을 거주장소와 사무공간으로 사용하며, 메릴랜드에 위치한 대통령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를 이용할 수 있다.

여행할 때는 전용비행기인 `에어포스 원'과 미군 해병대의 헬리콥터, 방탄 리무진 등을 이용한다.

대통령과 가족들 모두는 비밀요원들에 의해 물샐틈없는 경호를 받는다.

미 대통령은 퇴임후에도 평생 경호 지원을 받도록 돼 있지만 1997년 이후에는 퇴임 후 10년으로 제한됐다.

그러나 테러 위협이 심각해지면 이런 결정은 재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전직 대통령은 약 19만달러의 연금을 수령하며 그외 보좌관 봉급과 여행경비, 우편.전화.출판 비용 등으로 연간 100만달러 이상의 지원을 받는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