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그루지야 내 친(親)러 자치공화국인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의 독립을 공식 승인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26일 흑해 연안 소치에서 열린 국가안보회의가 끝난 뒤 "두 자치 공화국에 대한 독립을 러시아가 공식 승인한다는 명령서에 서명했다"며 "다른 나라들이 러시아의 뒤를 따라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두 자치 공화국을 살리는 유일한 방법이었다"며 "이번 결정은 두 자치공화국 주민들의 뜻을 존중한 것이며 유엔 헌장과 유럽 안보와 협력에 관한 헬싱키 조약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연방의회(상원)와 국가두마(하원)는 지난 25일 특별회의를 각각 소집,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에게 두 자치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두 자치공화국의 독립을 공식 인정함에 따라 영토 통합을 강력히 희망해 온 그루지야와 그루지야를 지원하는 서방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이날 프랑스 외무부는 즉각 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으며,영국 외무부도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루지야는 "러시아가 두 자치공화국을 합병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AP통신은 아직 러시아의 뒤를 따르겠다고 나선 나라는 없지만 이번 조치로 러시아와 서방 간 갈등이 더 고조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지난 25일 각료회의에서 "러시아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위한 협상 과정에서 합의한 일부 약속들을 파기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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