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함대의 흑해 작전 관련 주장

러시아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그루지야 철군 등 휴전 협정 이행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그루지야가 1년 전부터 전쟁을 준비했으며 이는 나토 함대의 흑해 작전 계획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이 러시아측에서 제기됐다.

러시아 정보기관의 한 고위 소식통은 23일 리아 노보스티 통신과 인터뷰에서 "그루지야가 1년 전부터 남오세티야에 대한 공격을 준비했으며 그 작전은 흑해에서 나토의 해군력을 강화하기 위한 나토의 계획에 맞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1년 전 나토 함대가 흑해에서 작전을 준비 중이었다는 몇몇 나토 관리들의 발언이 바로 그루지야가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야에 대한 공격을 훨씬 이전부터 준비했다는 증거들"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 나토 관리는 "1년 전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기착을 포함해 3주간 나토 함대의 흑해 주둔을 계획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소식통은 "최근 그루지야에 원조 물자 제공을 빌미로 나토 함대가 흑해에 진출하는 것은 `위험한 전례'를 만드는 것으로 그루지야 상황을 심각하게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토는 그루지야에 대한 인도주의적 물품 지원을 위해 24일 회원국인 폴란드 호위함 1척과 미국 구축함 1척을 보스포러스 해협을 거쳐 흑해로 들여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루지야 사태 이후 흑해에는 나토 군함 5척이 머물고 있는 상태다.

아나톨리 노고비친 러시아군 부참모장(중장)은 23일 기자회견에서 "원조 물자 제공에 나토 함대가 필요한지 의심스럽다"면서 "러시아는 어떤 도발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투 쿠텔리아 그루지야 국방차관은 "원조 제공은 국제조약과 관행에 따른 것으로 미국 등 나토 군함이 그루지야 영해로 들어오는 것이 결코 러시아에 위험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의 나토 가입, 미국의 동유럽 미사일방어(MD) 계획 등으로 갈등을 빚어온 러시아와 나토는 이번 그루지야 전쟁과 이후 철군 문제 등으로 군사 협력을 중단하는 등 최악의 관계를 맞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