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2008] 짜이젠 베이징
[베이징 2008] 짜이젠 베이징 … 2012년 런던에서 만납시다

베이징올림픽 마지막 날인 24일 오후 8시 중국 베이징 냐오차오(올림픽주경기장).폐막식 카운트 다운을 알리는 커다란 숫자가 냐오차오에 새겨지더니 갑자기 숫자가 하늘로 옮아갔다. 폭죽으로 새겨진 10,9,8…의 숫자가 냐오차오 상공에 차례로 나타났다. 이어 인민해방군이 오성홍기를 게양하고 중국 국가가 울려퍼지면서 16일간 열전을 벌인 베이징올림픽의 폐막식이 시작됐다.

이번 폐막식 공연은 개막식 때와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거장 장이머우 감독의 냄새가 물씬 풍겼다. 광란과 열정을 테마로 한 공연은 첨단과 전통,빛과 어둠이 조화를 이룬 화려한 파티였다. 하늘에서는 두 개의 천고(天敲)가 내려오고 땅에선 1148명의 무용수가 지고(地敲)를 울리고 푸른 물 위에 연꽃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지름 2.008m인 '빛의 바퀴' 60개와 형광 수레 8개가 등장해 운동장을 선회하며 끊이지 않는 인간의 정신을 표현했다.
[베이징 2008] 짜이젠 베이징 … 2012년 런던에서 만납시다

선수 입장과 마라톤 입상자에 대한 메달 수여식에서 아시아인 중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으로 첫 선발된 문대성 위원을 비롯한 신임 위원들이 자원봉사자에게 꽃다발을 증정하기도 했다. 류치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장은 폐회사를 통해 "38개의 세계신기록과 85개의 올림픽신기록이 작성된 것은 자원봉사자를 비롯한 중국민들의 열정적인 지지 덕"이라고 강조했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베이징올림픽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며 2012년 런던올림픽을 축하하자"고 힘차게 말한 뒤 냐오차오에 영국 국기가 게양되고 영국 국가가 울려퍼졌다. 216명의 세계 어린이들이 그리스어로 올림픽 찬가를 부르는 가운데 올림픽기 하강식이 이어졌고 하늘에 폭죽으로 새긴 오륜마크가 떠올랐다. 궈진룽 베이징 시장은 함께 입장한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에게 올림픽기를 전달,올림픽의 바통이 베이징에서 런던으로 옮겨졌음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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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경기장에 빨간색 2층버스가 갑자기 나타났다. 우산을 쓴 시민들과 영국의 대표적 건물들이 등장한 뒤 영국 신세대 가수인 리오나 루이스와 록그룹 레드 제플린의 기타리스트 지미 페이지가 출연,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도 축구공을 자원봉사자에게 차주는 등 영국의 아이콘들이 총출동했다. 이때 냐오차오의 성화는 꺼졌고,운동장 가운데로 솟은 추억의 탑은 성화를 상징하는 붉은 색으로 변하며 거대한 불꽃을 형상화했다. 하늘에 거대한 폭죽이 터지면서 폐막식은 절정에 달했다. 한국의 비를 비롯한 아시아계 스타들도 나와 합창을 하면서 축제 분위기를 북돋웠다.


'사랑의 불꽃'을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와 중국 최고 민요 가수 쑹주잉이 완벽한 화음으로 함께 불러 '동서양의 만남을 통한 열정과 환희'라는 폐막식의 주제를 부각시켰다. 성룡으로 잘 알려진 영화배우 청룽은 68명의 스타들과 함께 합창무대를 이끌었다. 개막식과 마찬가지로 중국의 전통문화를 보여주는 프로그램도 눈길을 끌었다. 소림사 무승 350명의 쿵푸 공연,장쑤성 출신 연주자 60여명의 중국 전통 악기 얼후(二胡) 합주와 더불어 중국에서 가장 다양한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지역인 윈난성 예술단원 104명이 무대에 함께 올라 민속춤으로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날 폐막식 행사 곳곳에 중국 소수민족의 숨결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올림픽을 내부 단결의 계기로 삼으려는 중국 당국의 고민이 드러났지만 올림픽을 정치 목적에 사용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족과 55개 민족의 의상을 입은 합창단이 의용군 행진곡을 부르는 것을 시작으로 폐막식에 등장한 각종 의상과 장비는 소수민족이 사용하던 것을 응용했다. 1148명의 무용수들이 단 1000개의 은종은 밝음과 행운을 상징한다. 북을 실은 형광수레 역시 소수민족의 다양한 북과 고유한 전통문양으로 장식됐다. 소수민족의 시소 놀이를 인용한 장면도 연출됐다.

[베이징 2008] 짜이젠 베이징 … 2012년 런던에서 만납시다

폐막식에 참석한 각국 지도자와 언론 관계자들은 베이징올림픽이 성공적인 대회였다는 평가를 내렸다. 티베트 인권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중국은 올림픽 준비 종목에서 금메달 감"이라고 극찬했다. 런던 올림픽조직위원회의 세바스티안 코 위원장도 "베이징올림픽은 철저하고 구체적인 준비를 통해 큰 성공을 거뒀고,특히 선수단에 대한 교통 편의와 언론에 대한 배려와 관리 측면이 뛰어났다"고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오광진 기자 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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