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6일 그루지야 사태와 관련해 미국, 러시아, 프랑스, 그루지야 등 4개국 유엔 주재 대사들과 개별 접촉해 의견을 나눴다고 파르한 하크 유엔 대변인이 밝혔다.

이번 개별접촉의 목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러시아-그루지야간 평화협정안 승인 투표를 앞두고 현황 파악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뉴욕의 공관에서 잘메이 할릴자드 미국 대사, 비탈리 추르킨 러시아 대사, 장-모리스 리페르 프랑스 대사, 이라클리 알라사니아 그루지야 대사 등을 개별적으로 불러 의견을 나눴다고 하크 대변인이 전했다.

반 총장은 이어 이번달 안보리 순회 의장국인 벨기에의 장 그롤스 유엔 대사와 왕광야(王光亞) 중국 대사와도 전화 통화를 했으며 18일 영국 대사와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유엔은 간략한 성명을 통해 반 총장의 이번 접촉이 `그루지야 사태에 대한 유엔의 접근'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안보리의 `그루지야 사태 결의안'에 대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도록 반 총장이 이들 국가의 노력을 촉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보리 15개 회원국은 러시아-그루지야 평화협정안 승인 투표에 앞서 17일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반 총장은 이번주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과 전화 통화를 하는 등 다각도의 중재 노력을 기울였으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는 대화하지 못했다.

(유엔본부 AFP=연합뉴스) eugen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