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투기 그루지야 공군기지 폭격
푸틴 총리, "전쟁 시작됐다"


그루지야와 그 자치 영토인 남오세티아 공화국 간 영토 분쟁이 결국 그루지야와 남오세티아를 지원하는 러시아 간 전쟁으로 이어졌다.

러시아 전투기들이 8일 그루지야 수도 트빌리시에서 25km 떨어진 바지아니 공군 기지를 공격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그루지야 관리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사상자는 없지만 건물 수채가 파괴됐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러시아가 우리에게 전쟁을 선포했다"고 말했다.

또 일단의 러시아 군 병력과 탱크 등 군 장비가 남오세티아 수도 츠힌발리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국 간 전면전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

그루지야는 이날 3시간 동안 한시적 휴전을 선언한 뒤 자신들이 장악한 츠힌발리에서 여성들과 어린이 등 민간인들이 모두 빠져나가도록 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베이징(北京)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남오세티아에서 전쟁이 시작됐다"면서 사실상 전쟁 발발을 인정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남오세티아 영토 내 러시아 시민들의 생명이 위협받는 일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강경 대응 입장을 천명했다.

또 미하일 사카쉬빌리 그루지야 대통령 역시 "러시아 전투기들이 그루지야 영공에 침입, 민간인 마을에 대해 폭격을 가했다"면서 "우리의 국경선을 확보하기 위해 전 국민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로마이아 그루지야 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전쟁이 일어난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러시아가 그루지야를 침략했고 우리는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군 병력을 5천명 늘어난 3만5천명으로 증강시킨 그루지야는 이날 예비군 동원령을 내렸다.

남오세티아에 주둔 중인 러시아 평화유지군의 마라트 쿨라흐메토프 사령관은 "곳곳에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이날 남오세티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회의를 열기로 했으며 나토와 유럽연합(EU)도 무력 충돌 중단과 즉각적인 협상을 촉구했다.

한편 전쟁 위험이 고조되면서 이날 달러화에 대한 루블화 가치가 8년 6개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러시아 주식 시장도 폭락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