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증산 촉구..IMF 석유보고서 위촉 합의
투기 책임놓고 美-유럽 이견 확연

선진 8개국(G8) 재무장관들은 "석유와 원자재값 강세가 세계 경제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재무장관들은 지난 14일 오사카에서 이틀간의 회담을 끝낸 후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포함한 산유권이 석유위기 극복을 위해 증산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석유값 초강세의 최대 원인이 투기라는 관점에 대해서는 미국과 유럽간에 현격한 견해차를 보였다.

성명은 "원자재 가격, 특히 석유와 식품이 전세계의 안정적인 성장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면서 "전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불확실성과 하강 위협이 계속 존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투기가 고유가의 실질적인 최대 원인이라는 점을 둘러싼 견해차는 완연했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고유가 원인에 대해) 사람들이 '투기 때문이야'라고 한다면 잘못"이라면서 "지난 10년간 늘어나지 않은 공급 때문이라는 점이 자명하다"고 말했다.

영국의 알리스테어 다링 재무장관도 "지금 시급한 것은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라면서 투기 문제에 너무 매달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폴슨의 견해에 동조했다.

반면 프랑스와 독일 및 이탈리아측은 유가 안정을 위해 투기를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쥘리오 트레먼티 이탈리아 재무장관은 "거대한 투기가 유가 폭등의 배후에 있다"면서 이를 근절하기 위해 "석유 선물 거래에 대한 마진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의했다.

회원국간의 이 같은 이견과 관련해 회담 주최국인 일본의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재무상은 "(시장에서) 어떤 일이 실질적으로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견해차가 부각되는 것을 경계했다.

회담은 석유 투기에 대한 이탈리아 등의 강한 우려를 감안해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유가 문제에 대한 보고서를 만들어 주도록 위촉키로하는 절충안에 합의했다.

(오사카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