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핵심측근 `몬스터 발언'에 이어 또 다른 파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몬스터(괴물)'라고 비판했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외교담당 핵심측근이 오바마가 당선되더라도 공약처럼 1년내에 미군을 이라크에서 철수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고 언급, 또다른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하버드대 교수 출신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이기도 한 사만다 파워는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가 16개월 이내에 이라크 주둔 모든 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공약한 것은 `최선의 시나리오'라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파워는 인터뷰에서 이라크 미군 철군문제와 관련, "그는 대통령 후보나 상원의원으로서 제시한 일부 공약에 얽매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그는 대통령이 아닌 지금은 접근할 수 없는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과 협의해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는 애초 16개월내 이라크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약했으나 최근엔 2009년까지 이라크 전쟁을 종식시킬 것이라고 기간을 단축해서 주장해왔다.

오바마 측근들은 최근 부시 대통령이 올해 안에 이라크 주둔 미군 규모를 15개 여단으로 감축키로 한 계획을 근거로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면 1년내에 미군을 완전히 철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파워의 발언은 오바마의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공약이 사정에 따라 변경가능함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힐러리는 이날 미시시피주 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그(오바마)는 이라크 미군 철수에 관한 확정된 날짜가 없다고 계속해서 나를 공격해왔는데, 그야말로 그런 날짜가 없음을 알게됐다"면서 "사실상 그는 아무런 계획도 없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힐러리는 또 파워의 발언은 오바마의 경제분야 참모인 오스턴 굴스비가 캐나다 정부 관리에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한 오바마의 비판은 정책이 아니라 `정치적 입장일 뿐'이라고 개인적으로 해명한 것을 상기시킨다고 비판했다.

이어 힐러리는 "오바마는 국민에게는 이렇게 말하고, 오바마의 참모들은 외국인들에게 달리 말하는 것을 계속 할 것"이라면서 "국민은 어느 것을 믿어야 할 지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바마 진영의 데이비드 플루프 선거대책본부장은 대통령이 되면 한 달에 2개 여단씩 감축하겠다는 오바마의 계획은 "바위처럼 확고한 공약"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플루프는 지난 주 힐러리의 국방담당 참모인 잭 키언이 뉴욕 선지와의 인터뷰에서 힐러리의 이라크 미군 즉각 철수 공약과 달리 힐러리가 집권하면 취임한 뒤 즉시 이라크 미군을 철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었다고 역공에 나섰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