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의 마침표냐, 원점에서 다시 시작이냐"
미국인들과 전 세계인들의 관심이 4일로 예정된 `미니 슈퍼화요일'로 불리는 텍사스와 오하이오, 버몬트, 로드아일랜드 4개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 쏠리고 있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파죽지세로 11연승을 거둬 욱일승천의 기세를 올리고 있는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승부의 쐐기를 박느냐,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뉴햄프셔의 대역전극을 재연하며 이번 경선의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느냐가 미니 슈퍼화요일 경선결과에 달려 있다.

오바마가 승리하면 이번 경선을 공화당의 대선주자로 사실상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 본선 대결 구도로 가는 확고한 기반을 구축할 수 있지만 만약 힐러리가 오하이오와 텍사스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앞일을 결코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급반전할 수 있다.

이번 경선은 오바마와 힐러리 모두 결코 물러설 수 없는 그야말로 건곤일척의 진검승부가 될 전망이다.

◇텍사스 프라이머리 코커스 동시개최
이번 경선에서 가장 대의원이 많이 걸려 있고 승부도 한 차례가 아닌 두 차례가 걸쳐 실시하는 텍사스에서 오바마와 힐러리의 운명이 갈릴 가능성이 있다.

텍사스는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비밀투표 방식으로 프라이머리를 실시하고 나서 15분 뒤에 곧바로 코커스를 개최해 공개토론을 거쳐 후보를 선택한다.

오바마는 코커스에서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여왔고 힐러리는 대도시 지역이나 규모가 큰 주에서 열리는 프라이머리에서 대부분 승리했다.

오바마는 이제까지 열린 15번의 코커스에서 13번을 이기고 23번의 프라이머리에서 14번을 이겼지만 캘리포니아와 뉴욕, 매사추세츠, 뉴저지, 일리노이 등 대의원이 가장 많이 걸렸던 `빅5 주들' 가운데서는 출신주인 일로노이에서 거둔 1승이 유일하다.

텍사스가 대도시가 많은 거대주인데다 힐러리의 지지층인 히스패닉의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힐러리가 유리한 상황이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도 선출직 대의원 193명 가운데 35%인 67명을 코커스에서 뽑는데 있다.

오바마는 전국적인 지명도 낮은 자신과 같은 신참 정치인이 대선에 이기는 방법이 코커스에 달려 있다고 보고 코커스 전문가를 전략적으로 집중 육성해 대의원이 많은 지역 공략에 집중했던 힐러리의 전통적 선거운동 방식의 약점을 제대로 파고 들었다.

그의 선거전략이 이번에도 먹힐지가 관건이다.

◇텍사스 안보, 오하이오 경제 최대이슈
4일 동시에 프라이머리를 치르지만 텍사스와 오하이오의 사정은 전혀 다르다.

텍사스는 유입인구가 계속 늘어나면서 성장하고 있지만 오하이오는 고학력 젊은층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있어 세가 위축되고 있다.

오하이오는 이 때문에 미국 전역에서 경기침체의 영향을 가장 크게 느끼는 주의 하나가 되고 있다.

고용창출도 전국 평균에도 못 미쳐 무엇보다 오하이오에는 경제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한 상황이다.

텍사스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출신 주로 전통적인 보수 공화당 성향에다 경제적 여건은 미국에서 캘리포니아에 필적할 만큼 좋기 때문에 힐러리가 막판 비장의 무기로 내세운 백악관 비상전화 광고가 표심을 얼마나 흔들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힐러리는 아무것도 모르고 자고 있는 천진난만한 어린이의 얼굴을 보여주고 새벽 3시에 국가안보가 걸린 비상전화가 걸려왔을 때 누가 전화를 받기를 원하느냐며 오바마가 국정경험이 부족해 군 최고통수권자가 되면 안심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계속 내보내고 있다.

오바마는 이에 맞서 과거에 이런 비상전화가 걸려왔지만 부시와 힐러리는 이라크 전쟁이라는 잘못된 결정을 했다며 경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판단력이라며 힐러리의 공세를 저지해왔다.

◇텍사스-히스패닉.여성, 오하이오-노조 표심에 달려
캘리포니아와 뉴햄프셔에서 힐러리의 승리의 원동력이었던 히스패닉과 여성들이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힐러리에게 얼마나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텍사스의 승부가 갈릴 수 있다.

텍사스의 경우 백인이 71%로 압도적인 다수이지만 히스패닉 등 기타인종이 17.6%로 흑인의 11.5%보다 많아 히스패닉의 표가 어디로 가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최근 히스패닉 가운데서 오바마의 변화와 희망의 메시지에 이끌려 힐러리 대신을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하지만 히스패닉과 흑인들은 어떤 인종보다 경쟁관계에 놓여있다는 점이 변수가 되고 있다.

또 여성들이 코너에 몰린 힐러리에게 마지막으로 힘을 실어줄지도 관심사다.

오하이오에서는 힐러리가 오바마를 오차범위 내이긴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노조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어 오바마에게 상황이 막판에 유리하게 바뀔 수도 있다.

◇슈퍼화요일 이후 최대 대의원 걸려
미니 슈퍼화요일에 걸린 민주당의 선출직대의원의 수는 텍사스 193명, 오하이오 141명, 로드아일랜드 21명, 버몬트 15명 등 390명에 달하고 공화당도 텍사스 96명, 오하이오 88명, 로드아일랜드 6명, 버몬트 3명 등 159명의 선출직 대의원이 걸려 있다.

CNN방송의 집계에 따르면 오바마가 현재까지 1천369명(슈퍼 대의원 185명)을 확보해 힐러리의 1천267명(슈퍼 대의원 236명)보다 102명이 앞서고 있지만 민주당에서 대의원 지명을 받는데 필요한 매직넘버인 2천25명에는 아직 대의원 수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힐러리가 이번 경선에서 선전하지 못하거나 계속 밀리는 모습을 줄 경우 오바마의 최근 11연승이라는 무서운 상승세에 밀려 당 안팎에서 중도사퇴 압력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힐러리에게는 이번이 중도사퇴와 고별사를 겸한 마지막 경선이 될 수도 있다.

공화당은 민주당보다는 한결 여유로운 상황이다.

선두주자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지금까지 대의원 1천33명(슈퍼대의원 66명)을 확보해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의 247명(슈퍼 대의원 3명)을 워낙 큰 차이가 따돌리고 있어 승부가 거의 판가름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케인이 이번에도 이기게 되면 공화당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1천191명의 확보도 가능해 앞으로 경선은 승부에 전혀 못 미치게 된다.

(오스틴<텍사스>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