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지지하는 공화당원인 이른바 '오바마칸'이 늘고 있다.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위스콘신과 하와이 경선을 하루 앞둔 18일(현지시간) 경제정책과 연설 표절 등을 놓고 힘겨루기를 계속했다.

지난 5일 실시된 '슈퍼 화요일' 경선 이후 오바마가 8개 지역 경선에서 싹쓸이 승리를 거두는 등 오바마 돌풍이 거세지면서 경쟁당인 공화당에서도 오바마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이들은 오바마의 이름에 공화당원을 말하는 '리퍼블리칸(republican)'을 합성해 '오바마칸'으로 불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1980년 대선 때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의 우유부단한 정책에 실망한 민주당 유권자들이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면서 생겨난 '레이건 민주당원'을 연상시킨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즉 공화당원들조차 인종과 계층,종교의 벽을 뛰어넘어 미국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후보로 공화당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보다 오바마를 꼽고 있다는 해석이다.오바마칸이 늘어날수록 힐러리와의 당내 경선에서 오바마의 입지는 한층 유리해지고 있으며 매케인과의 본선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힐러리는 비상이 걸렸다.힐러리는 이날 위스콘신에서 경제정책을 발표하고 주택경기 침체로 집이나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경제 살리기를 모토로 '판세 뒤집기'에 시동을 걸었다.또 오바마가 지난 16일 위스콘신에서 행한 연설이 매사추세츠 주지사인 드벌 패트릭의 연설을 그대로 인용한 것이라며 연설문 표절 시비를 벌이는 등 강경대응을 계속했다.

이날 발표된 CNN의 여론조사 결과 다음 달 4일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열리는 텍사스주에서 힐러리는 50%의 지지율로 오바마(48%)를 아슬아슬하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