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3개주 경선서 모두 승리

공화당 2개주 경선에선 허커비가 '빛바랜 승리'

미국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 나선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9일 실시된 루이지애나·워싱턴·네브래스카주 등 3곳에서 실시된 '포스트 슈퍼화요일' 첫 대결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게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지난 5일 슈퍼화요일 대전까지 힐러리와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숨막히는 접전을 벌여온 오바마는 향후 경선에서 힘의 균형을 깰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

또 공화당의 경우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루이지애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와 캔자스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꺾고 승리했으나 매케인이 이미 사실상 공화당 후보로 결정된 상황이어서 '빛바랜 승리'에 그쳤다.

오바마는 이날 오후 10시30분(미 동부시간) 현재 94% 개표가 이뤄진 워싱턴주 코커스에서 3분의 2가 넘는 68%를 득표, 31% 득표에 그친 힐러리에게 대승을 거뒀다.

오바마는 루이지애나주 프라이머리에서도 55%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절반이 넘는 53%를 득표, 힐러리(39%)를 크게 앞섰으며, 99% 개표가 이뤄진 네브래스카주 코커스에서도 68%의 지지를 얻어 32%를 얻은 힐러리를 대파했다.

이로써 오바마는 팽팽한 접전을 벌였던 슈퍼화요일을 계기로 힐러리를 누르고 상승세를 타고 있음을 확인했다.

뿐만아니라 오바마는 오는 12일 프라이머리가 실시되는 미국 정치의 1번지 워싱턴 D.C.와 버지니아주, 메릴랜드주에서도 지지도가 계속 상승하고 있어 당초 장기전이 예상됐던 힐러리와의 승부를 조기에 마무리지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슈퍼화요일 대전에서 캘리포니아주, 뉴욕주 등 대의원수가 많은 주에서 승리, 전체 대의원 확보수에서 오바마를 앞섰던 힐러리는 '포스트 슈퍼화요일' 첫 대결에서 오바마와의 대의원수 격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실패했다.

힐러리는 슈퍼 화요일 이후 500만달러를 긴급차입하는 등 선거자금난이 겹친데다가 일부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결정된 매케인과의 가상대결에서 오바마보다 부진한 것으로 드러난 점이 타격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또 루이지애나주의 경우 흑인 유권자가 30%를 차지, 흑인표가 오바마에게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정치전문가들은 해석했다.

공화당 경선에서 허커비는 개표가 완료된 캔자스주 코커스에서 60%를 득표, 24% 득표에 그친 매케인에게 승리했고, 루이지애나 프라이머리에서도 이날 오후 10시50분 현재 73%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46%를 얻어 매케인(40%)를 앞지르며 승리를 예고했다.

허커비는 또 37% 개표가 진행된 워싱턴주 코커스에서도 27%를 득표, 23%를 얻은 매케인을 간발의 차이로 앞서며 '뒷심'을 과시했다.

매케인은 '포스트 슈퍼화요일' 첫 대결 3곳에서 허커비에게 뒤짐으로써 공화당 핵심세력인 보수파들의 반발이 여전히 만만치 않음을 확인했다.

이로써 매케인은 지난 5일 슈퍼화요일에서의 대승으로 사실상 공화당 후보로 확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경선과정에 보수파들의 지지를 얻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포스트 슈퍼화요일' 첫 대결이 끝남에 따라 민주·공화 양당 대권주자들은 오는 12일 워싱턴 D.C.와 버지니아, 메릴랜드주 등 3곳의 프라이머리와 오는 19일 위스콘신 프라이머리, '미니 슈퍼화요일'로 불리는 내달 4일의 오하이오·텍사스·로드아일랜드·버몬트주 프라이머리에 전력을 투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