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네바다 연패, 네거티브 공세 탓 판단한 듯

'흑인 클린턴'이라 불리는 민주당 대선주자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20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겨냥, 직격탄을 날리며 강한 불쾌감을 표출했다.

오바마 상원의원은 21일 방영될 예정인 미 ABC의 시사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와 인터뷰에서 자신은 당내 최대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클린턴 부부 두 사람과 대결하는 것 같다고 포문을 열었다.

지난 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기세를 올렸으나 8일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와 19일 네바다 코커스에서 힐러리 의원에게 근소한 차이로 연패를 당한 오바마는 그간 클린턴 부부의 네거티브 공세에 당했다는 판단을 한 듯 작심하고 불만을 쏟아냈다.

오바마는 "빌은 부인을 대신해 민주당 경선 후보직에 오른 것 같다"면서 "이는 적잖게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클린턴 전 대통령의 지나친 유세 지원활동과 자신에 대한 비난공세를 역공했다.

그는 특히 클린턴이 미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자신의 '변화와 희망' 메시지를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동화 같은 현실성 없는 얘기"라고 몰아붙인 것 등을 염두에 둔 듯 "빌은 계속해서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들을 내뱉고 있다"고 공격했다.

나아가 "빌은 이라크전에 관한 나의 반대 기록이건, 라스베이거스의 노조 조직의 지지선언이건 구분하지 않고 공격을 퍼부어대고 있다"고 격앙했다.

오바마는 이어 "이런 공세는 아예 습관성이 돼 버렸다"면서 " 빌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공세를 취하고 그에 대응하는 것이 우리 캠프의 일상사 중 하나가 됐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나 클린턴 전 대통령과 오바마의 관계는 오바마가 대선에 나서기 전만 해도 아주 원만하고 좋았던 편이었다.

앞서 오바마는 지난 2004년 보스턴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깜짝' 기조 연설자로 나서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에서 일약 전국적인 스타로 등장했다.

기조 연설은 차세대 대권주자가 맡는 게 관례로 클린턴 전 대통령도 아칸소 주지사 시절 민주당 전당대회 연단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그 당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오바마를 "대통령직에 필요한 지성과 강인함을 겸비한 인물"로 평가하면서 "다만 너무 일찍 나서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충고한 바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