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베데프 대통령에 당선되면 총리직 수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후계자로 지명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가 17일 집권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의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 부근에서 열린 통합러시아당 전당대회에서 내년 3월2일 대선에 출마할 후보로 메드베데프를 지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러시아 국민이 드리트리 메드베데프을 믿고 대통령으로 뽑아준다면 나는 정부를 이끌 (총리직을 맡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 나라 핵심 권력의 이양에 대해 부끄러워하거나 두려워해선 안되며 이는 러시아의 운명"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지난 주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 겸 국영가스업체 가즈프롬의 회장을 자신의 후계자로 지명했다.

헌법상 3선 연임 금지로 내년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는 푸틴 대통령이 충직한 오랜 동료지만 정치적 기반이 없는 메드베데프를 대선 후보로 지명한 것은, 내년 5월 크렘린궁을 떠난 뒤에서 권력을 계속 장악하겠다는 속셈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비교적 짤막한 연설을 통해 대통령과 총리간 권력균형을 변경할 아무런 의도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 헌법에 따르면 가장 많은 권력을 보유하는 대통령이 총리를 임명 또는 해임할 수 있다.

그는 또한 메드베데프 인생의 주요 원칙이 바로 정부와 국민의 이익이라고 한껏 추켜 세우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는 이날 검은색 계통의 옷에다 하얀 셔츠와 넥타이를 한 채 나란히 걸어 전당대회장에 입장, 당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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