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줄리아니 고전..오바마.허커비 급부상

향후 미국 대선 판세를 가늠할 1.3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한달 앞두고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공화당 루돌프 줄리아니 등 유력 대선주자들이 초반에 고전하는 등 대선구도에 이상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대세론을 구가해온 이들 양당 주자가 주춤해진 사이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새로운 바람을 타고 급부상하고 있다고 미 언론과 여론조사기구들은 3일 밝혔다.

선거전문가들은 "힐러리와 줄리아니가 비록 전국 지지도에선 아직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오바마와 허커비가 맹추격하는 추세"라며 "'토크 쇼의 여왕'인 오프라 윈프리가 내주 오바마 지원유세에 나서고, 허커비에 대한 보수층의 이동현상이 본격화되면 대세론이 뒤집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아이오와주 사정을 가장 정확히 대변하는 유력신문 '디 모인 레지스터'가 지난달 25-28일 주내 유권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바마가 힐러리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로 올라섰다.

일리노이주 출신인 오바마는 지난 10월 지지도가 22%에 불과, 29%의 힐러리 의원에게 7%포인트의 격차를 보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28%의 지지율을 획득, 25%를 얻는데 그친 힐러리 의원을 3%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존 에드워즈 전 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23%를 기록, 3위를 유지했다.

힐러리가 이처럼 고전하는 것은 지난 수주동안 경쟁자인 오바마와 에드워즈로부터 대 이란 정책과 관련한 힐러리의 친(親) 보수 공화당적 행동에 대해 집중 비판을 받은 것이 먹혀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 아이오와 민주당원 캐서린 브라운은 "이란 문제에 대한 후보들 입장 때문에 지난달 힐러리 지지에서 오바마 지지로 바꾸었다"고 밝혔다.

오바마는 지난 10월, 11월 두달동안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단체로 지목하는데 힐러리가 지지의사를 표명했다"며 힐러리를 집중 공격해왔다.

공화당에서도 뚜렷한 지지도 변화가 나타났다.

레지스터 여론조사에서 허커비는 29%의 지지도로 그간 수위를 달려온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롬니는 24%의 지지를 얻었고,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13%를 획득하는데 그쳤다.

라스무센 리포트는 3일 공화당 후보들에 대한 전국 지지도 조사에서 허커비가 17%로 선두인 줄리아니(20%)를 3%포인트 차이로 따라붙었다고 발표했다.

프레드 톰슨 전 상원의원은 14%, 존 매케인 상원의원 13%, 롬니는 11%였다.

허커비는 공화당에서 힐러리를 꺾을 수 있는 대안으로 인식되면서 부시 대통령을 지지했던 핵심보수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 최근 지지도 상승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아이오와주에서 고전하고 있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허커비가 최근 TV 토론에서 보여준 재치있는 발언과 토론 실력을 배경으로 유력 주자군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시 대통령 재선의 일등공신인 칼 로브 전 백악관 부비서실장도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힐러리와 줄리아니에게 고난의 행군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