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보수체계 대수술

자산 규모 2590억달러의 세계 최대 연금펀드인 캘퍼스(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기금)가 펀드매니저들의 보수 체계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6일 보도했다. 골자는 '돈 못 버는 펀드매니저에게는 1센트도 주지 않겠다'는 것. 일정 수준의 벤치마크 수익률을 정하고 여기에 못 미칠 경우엔 임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을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펀드매니저들이 실적이 부진하더라도 일정액의 기본 월급은 챙겨갈 수 있었다. 캘퍼스 대변인은 "세부적인 사항을 조율한 뒤 보수 체계 개편안을 이사회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최종 결과는 몇 달 후에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캘퍼스가 이처럼 펀드매니저의 임금 시스템을 바꾸려는 이유는 대학기금 등 다른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크게 저조하기 때문. 하버드대학과 예일대학의 기금펀드는 매년 20% 안팎의 고수익을 올리는 반면 캘퍼스는 최근 5년간 누적 수익률이 25%에 그쳤다. 연 평균 수익률이 5% 정도에 불과한 셈이다.

캘퍼스의 이번 조치는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다른 공적 연금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캘퍼스의 임금 개편안에 대해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이 실적을 의식해 지나치게 위험한 자산에 투자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