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 전 유엔총장.U2 싱어 보노 등 저명인사 대거 참석

지난 6일 71세를 일기로 타계한 세계적인 테너 가수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장례식이 수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8일 오후 3시(현지 시간) 그의 고향인 이탈리아 북동부 모데나의 두오모 성당에서 거행됐다.

900년 역사의 유서깊은 이 성당 주변에는 8일 오전부터 `마에스트로' 파바로티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보려는 시민 수천명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장례식이 열린 성당 주변에는 5만여명의 시민들이 떠나는 대스타의 명복을 빌었다.

성당에서의 장례식에는 이탈리아 정부를 대표한 로마노 프로디 총리와 일부 각료, 록그룹 U2의 싱어 보노,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등 세계적 저명 인사와 그의 지인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파바로티의 미망인인 니콜레타 만토바니는 자선공연을 함께하는 등 생전에 파바로티와 각별한 정을 나눈 보노를 보자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나눴으나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베르디의 `아베 마리아'를 부른 라이나 카바이반스카의 공연으로 시작된 장례식은 맹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안드레아 그리미넬리의 플루트 연주, 추도사 등이 잇따르며 약 90분간 진행됐다.

추도식을 진행한 베니토 코치 주교는 "비범한 재능을 타고난 한 소년은 각고의 노력을 거친 끝에 마침내 이 시대에서 가장 뛰어난 테너 중의 한 명으로 성장했다"고 파바로티를 추모했다.

파바로티의 4살배기 딸 알리체가 "아빠는 나를 너무나 사랑해 주셨어요.

언제까지나 나를 지켜주실 줄 알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 마음 속에 당신을 가슴으로 안고 살아가겠습니다"고 말하자 장내에 흐느끼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기도 했다.

장례식을 끝내고 파바로티의 운구가 성당에서 나오자 그를 유명하게 했던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중 아리아 `공주는 잠못 이루고(네순도르마)'가 울려퍼졌고, 군중들은 슬픔 섞인 `브라보'를 외치며 그의 생전의 음성에 화답했다.

파바로티의 시신은 모데나 인근에 있는 가족묘에 묻혔다.

모데나시는 '초대받은 손님'으로 제한된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 파바로티의 팬들을 위로하기 위해 시내 주요 광장에서 고인의 육성과 기록물 등을 상영했다.

시민들은 눈물을 머금으며 그의 가는 길을 지켜봤다.

한편 이날 열린 잉글랜드와 이스라엘의 200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 예선 경기에 앞서 런던 뉴웸블리 구장에서는 파바로티의 `공주를 잠못 이루고'가 울려퍼지는 등 유럽 곳곳에서 파바로티를 추모하는 행사들이 이어졌다.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세계 3대 테너로 명성을 구가하던 그는 지난해 7월 췌장암 수술을 받았고 지난달 고열이 발생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지난 6일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모데나<이탈리아> AP.로이터=연합뉴스)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