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행정부시절 디디 마이어스 이후 처음

미국 백악관에 여성 대변인 시대가 열렸다.

암투병중인 토니 스노 전 대변인이 지난달 31일 사임을 발표하면서 그의 후임에 여성인 데이너 메리 페리노 부대변인 겸 공보팀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올해 35세인 페리노는 부시 대통령의 지난 6년 임기동안 4대 대변인 자리에 오르게 됐고, 미 역사상 여성으로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디디 마이어스(1993-94년 재임)에 이어 두번째 백악관 대변인인 셈이다.

와이오밍주 에반스턴에서 출생한 그녀는 서던 콜로라도 대학에서 매스컴을 전공했고 1994년 졸업했다.

재학시절 지역언론에서 기자생활도 했던 페리노는 고향 출신인 댄 쉐퍼 전 공화당 의원 언론담당 보좌관을 4년간 수행하면서 워싱턴 정계에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

쉐퍼 의원이 정계은퇴를 발표하자 사업가 피터 맥마흔과 결혼을 위해 영국으로 이사했다.

영국에서 1년간 생활하다 남편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3년간 정착, 기업 홍보분야에서 일했다.

그후 지난 2001년 11월 워싱턴으로 귀환, 법무부 대변인으로 일했고 몇달 뒤 백악관으로 자리를 옮겨 환경 질 개선위원회의 공보부국장직을 맡아 일해왔다.

이어 조지 부시 대통령은 지난 3월 31일 페리노를 백악관 부대변인으로 정식 임명했다.

그녀는 스노 전 대변인과 호흡을 잘 맞춰왔고, 비슷한 이념성향이어서 마찰도 별로 없었다.

스노의 충실한 동료 역할을 수행해왔다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결장암 투병 생활중인 스노 전 대변인이 치료차 자주 자리를 비웠을 땐 페리노가 그 공백을 충실히 메웠다.

그러나 페리노가 '롱 런'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분명치 않다.

지금 이라크전 후유증 등으로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가 최악의 수준을 맴돌고 있고, 백악관 기자실의 분위기도 결코 부시 행정부에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임기말을 맞아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의 대 백악관 압박이 거세지고 있고, 국제정세도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어 "난세에 과연 30대의 여성 대변인이 격무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는게 사실이다.

아닌게 아니라 클린턴 행정부의 초대 대변인이었던 디디 마이어스도 32세의 나이로 최연소, 최초의 여성 대변인으로 임명된 직후 한때 각광을 받기도 했지만 결국 각종 정보가 취약해 단명에 그친 바 있어 페리노도 그 재판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

(워싱턴연합뉴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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