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親이슬람정당 출신…군부 움직임 관심

친 이슬람 성향의 압둘라 굴 터키 외무장관(56)이 세속주의 국가인 터키의 제11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세속주의(정치와 종교를 분리시키는 이념)의 수호자'로 불리는 터키 대통령직에 친 이슬람 정당 소속의 후보가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이슬람 성향을 띨 때마다 정치에 개입해온 터키 군부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집권 정의개발당(AKP) 소속의 굴 장관은 28일 실시된 의회의 차기 대통령 선출 3차 투표에서 전체 550명의 의원으로부터 339표를 얻어 당선 요건인 과반수(276표 이상)를 넘기며 여유있게 당선됐다.

이로써 정의개발당은 지난 7월 총선 승리로 의회와 총리직을 장악한 데 이어 대통령직도 차지하게 됐다.

굴 대통령은 지난 4월에도 정의개발당 소속 후보로 출마했으나 친 이슬람 성향의 대통령 배출에 반대하는 군부와 야권,법조계 등 세속주의 지지 세력의 저지로 당선에 실패하고 낙마했었다.

그러나 레젭 타입 에르도안 총리가 조기 총선을 선언하고 총선에서 정의개발당이 압승하면서 그는 여당 대선 후보로 재지명됐다.

이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필요로 하는 1,2차 투표에서는 당선에 실패했었다.

현지 관측통들은 굴 장관이 대통령이 될 경우 정치와 종교를 통합하려는 이슬람 원리주의를 반대해온 터키 군부가 어떤 방식으로든 정치에 개입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터키 군부는 지금까지 1960년,1971년,1980년 세 차례에 걸쳐 쿠데타를 일으킨 뒤 권력을 민정에 이양했으며 1997년에는 군부의 압력 행사로 결국 헌법재판소를 통해 터키의 첫 이슬람 정부를 와해시켰다.

야사르 부유카닛 터키 군사령관은 전날에도 터키의 세속주의가 '악(惡)의 중심'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고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