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총 3200만弗…25만명 혜택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런던 빈민층의 버스요금을 지원한다.

석유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사회주의 지지 세력을 확산시키려는 차베스의 '오일 외교'가 남미와 아시아를 넘어 선진국 영국의 수도 런던까지 뻗치고 있다.

켄 리빙스턴 런던시장은 2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의 지원을 받아 런던 빈민층에게 버스 승차요금을 절반으로 깎아주겠다고 발표했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인 PdVSA의 유럽 자회사는 1년간 총 3200만달러를 런던시에 지급할 계획이다.

수혜자는 사회보장 급여를 받는 독거노인,장애인 등 런던의 저소득층 25만명이 될 전망이다.

런던시는 이에 대한 보답으로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사무소를 내고 베네수엘라 공무원들에게 교통,도시계획 등의 행정 노하우를 전수해주기로 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작년 5월 런던을 방문,리빙스턴 시장에게 버스요금 지원을 제안했다.

당시 그는 "유럽 빈곤층에게 싼 값으로 석유를 공급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런던 시내버스 8000대 중 일부에 연료를 공급키로 했다.

영국의 대표적 좌파 정치인인 리빙스턴 시장은 "영국 정부가 미국과 한통속이 되고 있지만 나는 차라리 차베스와 손을 잡고 싶다"며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숨기지 않았다.

차베스는 석유 생산 투자와 국내 개발 프로젝트에 써야 할 돈을 외교에 다 써버린다는 비판을 국내외에서 받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로부터 가스 공급 중단 압력을 받아오던 벨로루시의 요청에 따라 4억6000만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약속했었다.

현재 차베스의 석유 외교 혜택을 보고 있는 나라는 미국 중국 이란 등 20여개국에 이른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