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의 폐쇄적 경제구조는 물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커다란 수박 한 덩이가 1200숨,우리 돈으로 900원 정도다.

쇠고기 돼지고기 등 육류도 ㎏당 3200~3500원에 불과하다.

휘발유가격은 ℓ당 평균 500원이며,130원 정도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대학교육까지 무상이며,장학금 형태로 생활비도 보조받을 수 있다.

대학에 들어가는 게 그만큼 어렵다.

현지의 괜찮은 음식점은 1인당 3000원이며 맥주 한 잔을 곁들일 수 있다.

타슈켄트 직장인의 평균 점심값은 1000원 정도라는 게 현지 가이드인 엘미라 유테포바씨의 전언이다.

도심 변두리의 아파트 임대료를 감안해도 월 30만~40만원이면 생활이 가능한 사회구조라는 것이다.

하지만 수입제품의 경우 가격이 확 뛴다.

남성 양복 한 벌은 36만~40만원,에어컨은 45만원,캘러웨이드라이버도 45만원을 줘야 구입이 가능하다.

한국과 비슷하다.

신라면의 유통가격은 1000원을 웃돌아 수박 한 덩이보다 비싼 편이다.

음식점에선 라면 한 그릇이 2000원을 웃돌아 고급음식으로 분류된다.

이 같은 현상은 고율의 수입관세와 수입업자의 환전 규모 제한에서 비롯된다.

수입자동차는 관세가 최대 60%에 달한다.

여기에 부가가치세 이익세 물품세 부담도 안아야 한다.

각종 세금은 유통가격에 모두 전가되어 값이 비싸질 수밖에 없다.

특히 경쟁관계에 있는 카자흐스탄의 경우 제품에 따라 최고 150%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게 LG전자 알마티 관계자의 설명이다.

카자흐스탄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공산품을 수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밀수품이 범람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수입관세가 낮은 카자흐스탄으로 유입된 외국산 소비재가 야밤을 통해 우즈벡 국경을 넘어 가는 것은 이제 비밀 아닌 비밀이다.

우즈벡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 카자흐쪽 국경을 일시 닫은 것도 밀수품을 차단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우즈베키스탄은 서민들에겐 천국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점차 높아가는 삶의 욕구는 인근 국가로 국민들을 내몰고 있다.

폐쇄경제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