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에 억류돼 있는 한국인 22명의 신변은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유수프 아마디는 26일 AFP통신과의 통화에서 "마지막 협상 시한(한국시간 26일 오전 5시30분) 이후 한국인 인질이 더 이상 살해되지 않았다"며 "인질들이 지금까지 모두 살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들(아프간 정부)이 평화적 해결에 대한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아프간 소식통은 "탈레반은 한국인 인질을 3곳 정도로 나누어 수용하고 있고 이들에게 아프간 음식과 음료,요구르트 등을 제공했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22명이 아직 인질로 잡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다양한 접촉선을 통해 파악하고 있고,현재까지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한때 보도됐던 인질 8명의 석방 추진설에 대해 "피랍된 한국인 중 일부라도 우리와 협력하고 있는 아프간군,국제치안유지군 등의 관할권에 들어온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아프간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자 이날 오전 긴급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연 뒤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아프간 현지에 급파했다.

백 실장은 현지에서 피랍자 조기 석방을 위해 아프간 정부와 긴밀한 협의를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22명이 억류돼 있는 아프간 가즈니주(州)의 알리 샤 아마드자이 경찰서장은 이날 6~8명의 인질 석방과 관련해 모종의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밝혔다.

아마드자이 경찰서장은 "(아프간 정부) 협상단이 탈레반과 전화로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낙관론을 펴게 된 배경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또 "우리는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무장 세력에 대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런 경우 최선의 방법은 대화"라고 밝혀 인질 구출작전 가능성을 배제했다.

한편 일본 NHK방송은 석방설이 나돌았던 8명이 일시 석방됐다가 다시 탈레반 본거지로 끌려갔다고 이날 오전 보도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