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피랍사태 사흘째인 22일 피랍자들이 속한 분당 샘물교회와 가족들은 2차 통첩기한(오후 11시30분)을 앞두고 극도의 긴장감속에서도 국내외 언론에 석방을 애타게 호소하면서 희망을 잃지 않았다.

피랍자 20명의 가족 27-28여명은 이날 처음으로 국내언론에 단체 인터뷰를 자청,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심경을 밝혔다.

이주연(27.여)씨의 부모와 두 자녀(서명화.29.여, 서경석.27)가 납치된 서정배(57)씨 등 5명은 오후 3시50분께 분당의 모식당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전쟁으로 폐허가 된 땅에 사랑을 품고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며 "머리털 하나 상하지 않고 조국과 가족의 품에 안기기를 기대한다"고 애끓는 마음을 토로했다.

이들은 차례로 "명화. 경석 들어라. 봉사활동 간다고 해 승낙했는 데 내 발등을 찍고 싶다.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올거라 믿는다", "(주연아) 내가 너에게 KS마크라고 별명을 붙일 정도로 성실하고 자신을 잘 챙겼기에 그 곳에서도 잘 버틸 것이라 굳게 믿는다"며 편지 형식으로 인터뷰, 주변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인터뷰에 앞서 가족 21명은 10여분 동안 침통한 표정으로 피랍관련 TV방송을 지켜보는 장면을 사진 및 동영상 촬영 하는 데 협조하기도 했다.

인터뷰와 사진 촬영에 응하지 않은 6-7명의 가족들도 식당 뒤켠에서 언론취재 장면을 지켜보며 애타는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인터뷰장에는 70-80명의 취재진들이 몰려 큰 혼잡을 빚으면서도 피랍자 가족들의 말 한마디와 표정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앞서 이주연씨 부모와 서씨는 이날 오후 1시부터 40여분동안 아랍권 대표 방송인 알자지라 방송과 샘물교회 인근 분당중학교 교정에서 인터뷰를 갖기도 했다.

샘물교회 관계자는 "국내 언론과 알자리라 방송을 통해 파랍자 가족들의 심경이 아프간 무장세력에게 전해져 피랍자들이 모두 무사히 석방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성남연합뉴스) 심언철 한미희 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