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주자들이 기업인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유명 기업가의 공식적인 지원을 등에 업을 경우 대선자금 확보는 물론 '경제 전문가'라는 이미지도 덤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경제전문지 포천은 28일 "과거 어느 대통령 선거 때보다 기업가들의 환심을 사려는 경쟁이 치열하다"며 성공한 기업인을 향한 미 대선 후보들의 열띤 '러브콜'을 상세히 보도했다.

미 대선주자들이 노리는 대상은 뉴욕 월스트리트의 금융 재벌부터 실리콘밸리의 IT업체 사장까지 '지역 불문,업종 불문'이다.

최근엔 상대 진영의 터줏대감을 빼내오는 일도 다반사다.

최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뉴욕주)의 후원 행사를 주최한 모건스탠리의 존 맥 회장이 대표적인 케이스.맥 회장은 지난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현 미국 대통령을 위해 20만달러를 모아줬을 정도로 골수 공화당 멤버였다.

하지만 1년 전부터 시작된 힐러리 클린턴 진영의 끈질긴 구애에 결국 무너졌다.

민주당의 또 다른 유력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도 월스트리트와 실리콘밸리 등지에서 상당한 후원그룹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미 대선 후보들이 이처럼 기업인 잡기에 혈안이 된 것은 우선 대선자금을 확보하는 데 큰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유명 기업인이 내는 후원금 자체도 크지만 그의 방대한 인적 네트워크로 인해 묻어서 들어오는 '파생 자금'도 무시 못할 수준이다.

경제 분야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이미지가 높아지는 '후광 효과'도 크다.

클린턴 상원의원의 대선준비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테리 매컬리프는 "대기업들의 지지 명단은 유권자들에게 우리 후보가 경제 문제에 무척 강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후원 의사를 밝힌 기업인들의 화려한 업적이 대선 후보의 경제적 자질을 돋보이게 하는 일종의 '광택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특히 공화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통 대기업의 호응이 적었던 민주당의 경우엔 더 큰 반사 이익을 얻게 된다.

토머스 나이즈 모건스탠리 이사는 "민주당 집권에 대한 일부 기업들의 불안감을 줄여 주는 데 유명 기업가의 후원은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대선 후보들의 육탄 공세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기업인들은 여전히 지지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길 꺼린다고 포천은 전했다.

한 쪽에 줄을 서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판단이다.

특히 소비재를 만들어 파는 기업은 대선 지지 선언이 자칫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우려도 크다.

타일러 캐피털 사장인 프레드 말렉은 "대선 후보 중 한 명을 지지한다는 것은 곧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많은 소비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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