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2·13 합의 이행을 가로막고 있던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내 북한 자금 2500만달러의 송금 문제가 사실상 해결됐다.

프란시스 탐 팍 위안 마카오 재정장관은 14일 BDA에 동결돼 있던 북한 자금 2500만달러 가운데 2000만달러가 이체됐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오늘 오후 고객의 주문에 따라 2000만달러를 이체했다"고 비즈니스 관련 모임에 참석한 기자들에게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 자금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산하 뉴욕연방준비은행을 거쳐 러시아 중앙은행으로 이체된 뒤 러시아 극동상업은행에 있는 북한계좌로 송금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도통신도 마카오 금융당국자를 인용,2000만달러가 이날 이체됐다면서 나머지 500만달러는 추후 이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BDA 고위 관계자는 "송금을 총괄하는 마카오 금융관리국이 BDA 자금을 넘겨받아 대서양은행의 전신환(TT)을 이용해 미국으로 송금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그동안 BDA에 동결된 2500만달러를 돌려받기 전에는 2·13 합의 이행을 위한 초기 조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따라서 자금 송금 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공은 다시 북한으로 넘어가게 된다.

BDA 문제 해결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북측이 2·13 합의 초기 조치(영변 핵시설 폐쇄·봉인)를 이행할지 주목된다.

이에 앞서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3일(미국시간) BDA 논란이 일요일인 17일까지 종료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힐 차관보는 미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과 다음 주 월요일 사이에 많은 일들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은 이번 해결 과정에서 지난 48시간 사이에 북한 측과 긴밀한 접촉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몽골에서 열리는 윌리엄스버그 회의에 참석한 뒤 다음 주께 중국과 한국,일본을 잇따라 방문할 계획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