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자 평균 나이 78세인 노인 팝그룹이 영국의 팝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64세 가수 믹 재거가 이끄는 롤링스톤스를 애송이처럼 보이게 하는 이 팝그룹은 40명의 멤버들로 구성된 침머스(Zimmers). 멤버들의 나이를 전부 합치면 무려 3천살이 넘는다.

이 노그룹은 데뷔곡 '마이 제너레이션(My Generation)'으로 일약 영국 팝차트 26위에 진입했다고 일간 인디펜던트 신문이 4일 보도했다.

이들의 데뷔곡 `마이 제너레이션'은 영국의 팝그룹 `더 후'가 1965년 낸 첫 번째 앨범의 타이틀곡이다.

침머스의 팝차트 상위권 진입은 멤버들이 유행감각에 맞거나 젊은 아티스트들도 아니고, 라디오 방송에서 특별히 이 노래를 틀어주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인디펜던트는 평했다.

침머스의 리드 보컬은 90세의 알프 카레타. 그러나 타고난 반골기질을 여전히 보여주는 드러머의 나이는 이보다 더 많은 100세다.

그는 뮤직 비디오의 마지막 장면에서 카메라를 향해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 세우는 유머감각을 과시한다.

밴드 맴버들은 더 후의 기타리스트 피트 타운센드처럼 기타를 발로 짓밟는 폭발적인 열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팝그룹 침머스는 BBC 기자 팀 새뮤얼즈의 아이디어로 탄생됐다.

새뮤얼즈는 영국의 수백만 연금생활자들이 처한 곤경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중 "정말로 웃긴 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전국 방방곡곡 노인들을 만나러 다니며 싱글앨범을 만들어보겠느냐고 제안했고 일부 노인들이 흔쾌히 나섰다.

처음에 새뮤얼즈는 그저 소외된 노인들이 런던에서 하루 멋있는 날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그는 "그렇게 많은 노인들이 양로원에 버려지고, 혼자서 집에 틀어박혀 지내고, 소외된 채 살아가고 있었다"며 "노인들을 어떻게 대우하는지 측면에서 보자면 영국은 문제 있는 사회"라고 비판했다.

새뮤얼즈의 제안대로 노인들은 비틀스가 수많은 히트곡을 녹음한 곳인 런던 북부 애비 로드 스튜디오에서 4시간 동안 '마이 제너레이션'을 녹음했다.

이 뮤직비디오는 노인들의 하루 외출에 그치지 않고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유튜브 사이트에 실린 침머스의 뮤직비디오는 접속자들을 폭발적으로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이제 이 뮤직 비디오를 본 사람은 230만명을 넘었고, 전 세계 50개국에서 약 1억명이 텔레비전을 통해 침머스의 비디오 화면 일부를 시청했다.

지난달 28일 BBC 2에서 방영된 새무얼즈의 다큐멘터리 '파워 투 더 피플(Power to the People)'을 본 사람도 200만명이 넘는다.

물론 "늙은이들은 오물 냄새가 나고 쓰레기 같다"며 침머스의 뮤직비디오에 면박을 준 방송국 DJ도 있었다.

프로듀서인 윌 도스는 "이것은 완벽한 승리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우리는 DJ들이 틀지 않을 수 없는 팝차트 상위권에 있고, 상위 10위권 내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자신만만해 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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