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만 매년 10만명..남자 중학생 흡연율 34%

3억5천만명이라는 세계 최대의 흡연인구를 가진 중국에서 간접흡연의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은 그보다 훨씬 많은 5억4천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중국 언론이 위생부 보고서를 인용, 30일 보도했다.

위생부는 '세계금연의 날(31일)'을 앞두고 29일 발표한 '2007년 중국흡연통제보고'에서, 이 같은 간접흡연 피해로 인한 사망자는 매년 10만명에 이르고 있으나 그 위험성을 알고 있는 사람은 35% 정도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처음 발표한 이 흡연통제보고서에 따르면, 간접흡연자들의 82%는 가정, 67%는 공공장소, 35%는 직장에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들은 90%가 가정에서 간접흡연을 당하고 있으며, 20-59세 남성들은 공공장소와 직장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간접흡연의 원인으로는 남성들의 흡연율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흡연행위가 거의 제한을 받지 않고 있다는 점, 공공장소 및 직장에서의 흡연을 통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법률과 법규가 없다는 점 등이 지적됐다.

중국에서는 전세계적으로 금연운동이 강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담배제조업계의 생산량과 소비량이 꾸준하게 증가, 담배제조업이 지난 1987년 이후 최다 납세업종으로 부상했다.

담배제조업계의 납세 액은 정부가 거둬들이는 전체 세금의 1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국민 4명에 1명 꼴인 흡연인구가 세계 전체 흡연인구의 3분의1을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담배 생산량 역시 세계 1위로서, 2-7위의 담배 생산국이 만들어내는 담배 양을 모두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15세 이상인 사람들 가운데 남자의 60%와 여자의 4%가 흡연을 하고 전세계에서 매년 흡연관련 질병으로 사망하는 500만명 가운데 중국인이 120만명에 이르러 흡연 통제를 강화하지 않을 경우 2020년에는 이 숫자가 1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흡연을 개시하는 평균 연령은 1980년대의 22.4세에서 19.7세로 낮아졌으며, 위생부의 최근 표본조사결과 전국 대학, 고교, 중학의 남학생 흡연율이 각각 46%, 45%, 34%에 이를 정도로 청소년 흡연율도 상승해 그 숫자가 5천만명에 달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들어 '공공장소 위생관리조례' 흡연관련 규정 개정 추진, 공공교통수단에서의 흡연금지,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내 금연 계획, 흡연통제 프로그램 지원을 위한 특별예산 배정 등 일련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돈관 특파원 d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