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방송국이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가 숨진 1997년 파리 교통사고 당시의 생생한 모습을 다음주 방영하기로 결정해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고 영국 일요신문 옵서버가 27일 보도했다.

영국의 채널4 TV가 내달 6일 `다이애나:터널 속의 목격자들'이라는 제목으로 방영할 이 프로그램에는 의사가 다이애나에게 산소를 공급해주는 사진과 지나가던 학생이 크게 다친 경호원 트레버 리스-존스를 도우려고 애쓰는 사진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당시 다이애나 일행을 쫓던 파파라치들과 사고 목격자들의 인터뷰도 방영된다.

패트릭 젭슨 다이애나의 전 개인 비서는 "무척 충격을 받았다"며 "그들이 그것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그들이 이런 종류의 지엽적인 일을 보도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매우 기분 나쁘다"고 말했다.

다이애나의 전기작가이자 친구인 앤서니 홀든도 "(이 프로그램이) 개인의 사생활을 추잡하게 침해하는 것이며 고상한 것과는 거리가 멀며 그리고 의심의 여지없이 그녀의 아이들을 매우 불편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왕실은 이 프로그램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옵서버는 보도했다.

한편 채널 4 TV측은 사진 방영이 사생활 침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진정으로 공적인 관심사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채널 4 TV는 올해 초 볼리우드 여배우 쉴파 셰티가 리얼리티 쇼인 `빅 브라더'에 출연했다가 영국인 출연자들로부터 인종차별적 모욕을 당한 것과 관련해 지난주 일련의 사과방송 명령을 받았다.

(런던 AFP=연합뉴스)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