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로이터에 합류한 미국 출신의 최고경영자(CEO) 톰 글로서(47)는 본래 기업 인수.합병(M&A)전문가였다.

하지만 지난 몇년 간 그의 `특기'는 156년 역사의 뉴스.데이터 공급 회사인 로이터의 비용을 절감하고 조직을 합리화한 것이었다.

글로서는 이제 런던에 본사를 둔 로이터와 캐나다의 전자 정보업체 톰슨 코퍼레이션의 통합 추진에 따라 그가 갖고 있는 모든 기술을 동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통합시 탄생할 세계 최대 금융 뉴스.정보 업체의 CEO에 글로서를 앉히기로 합의했다.

글로서는 로이터 사상 첫 비기자 출신 CEO다.

뉴욕시에서 태어난 글로서는 콜럼비아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예일대 법과대학원을 졸업한 후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글로서와 콜롬비아 대학 동창인 런던 소재 벤처 캐피털 회사 `악셀' 직원 브루스 골든은 "그는 지적 호기심이 넘쳤고 테크놀로지에 대한 이해력이 있었으며 꾸준히 첨단 테크놀로지를 추구했다"고 말했다.

테크놀로지에 대한 그의 이 같은 관심은 예기치 않은 전기를 맞게 해주곤 했다.

예컨대 인터넷 가상 세계인 `세컨드 라이프'에 `뉴스 룸'을 설치하거나 증가 추세에 있는 고위 경영자의 독자 블로그 운영 대열에 동참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글로서는 블로그에 자신이 좋아하는 밴드 중에는 `그레이트풀 데드'가 있으며 브루스 스프링스틴이나 쿨 앤 더 갱(Kool & the Gang) 등의 초기 노래도 좋아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블로그에 아직까지 톰슨에 관한 내용은 올라와 있지 않다.

런던 카나리 워프에 있는 로이터 본사 건물 5층에 있는 글로서의 사무실에는 그가 조지 부시 미 대통령,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 등과 찍은 사진이 걸려 있다.

또 지난 2005년 새 본사 건물 입주식 때 엘리자베스 여왕과 찍은 사진도 있다.

이밖에 그의 다양한 관심사를 보여주는 사진이나 물건들이 진열돼 있다.

하지만 글로서가 로이터에 입사하게 된 계기는 뉴욕 소재 `데이비스 폴크 앤 워드웰 인 아메리카' 소속 M&A 전문 변호사로 일한 경력이다.

그가 로이터에서 처음 맡은 직책은 로이터 미국 법인의 부사장 겸 부고문이었고 이어 중남미 지역 사업을 관장했다.

그는 입사 8년 만인 지난 2001년 7월 CEO에 임명됐다.

이 때는 로이터가 글로벌 시장 침체로 1984년 이후 첫 적자를 기록하기 직전이었다.

그의 전략은 비용 삭감과 함께 상품수를 억제하고 고객 서비스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었다.

그는 지난 해 연례 주주총회에서 "그것은 올림픽을 앞두고 다이어트와 훈련을 동시에 하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패스트 포워드'라는 이름의 구조조정 계획 후에 성장을 강조하는 `코어 플러스'라는 계획을 추진했으며 올해 3월 매출액 향상을 통해 그의 전략이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브리티시 텔레콤(BT) 그룹의 CEO 벤 버와옌은 "톰은 비전을 가진 훌륭한 비즈니스 리더"라고 평가했다.

(런던 로이터=연합뉴스) sungb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