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송하 서울고법원장 "조승희 `총기난사' 잘못을 남에게 돌린 게 원인"

박송하 서울고등법원장은 30일 "조승희의 총기 난사 사건은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린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이날 건국대 법학연구소가 `법치주의와 법의 생활화'를 주제로 마련한 특별강연에서 "미국에서 일어난 조승희의 총기 난사 사건과 2년 전 연천의 총기 난사 사건은 다 같은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며 "사람들이 잘못된 것을 자신의 탓이 아니라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 폭행 사건이 대기업의 총수 신분에 비춰 사회적 역할이나 국민의 요구에 따라 엄격히 처리돼야 한다'는 학생들의 지적에 대해 "지금은 수사 단계이므로 법적인 평가를 미리 하는 것은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화이트 칼라' 범죄에 대한 법원의 재판이 관대하지 않느냐'는 학생들의 질문에 "사회적 공헌도를 무시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법원은 화이트 칼라 범죄 엄단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갈수록 화이트 칼라 범죄도 엄단 쪽으로 가고 있음을 인식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원장은 법원과 사법연수원의 조직 및 역할, 법학대학원(로스쿨)의 전망 등에 대해 설명한 뒤 "법관의 덕목은 양심, 용기, 지혜를 갖추는 것"이라며 예비 법조인인 학생들에게 "편견이나 이해 관계, 형식 논리에 좌우되지 않는 양심있는 법조인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