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전부터 치밀하게 범행 계획"

25일 미 버지니아 경찰당국이 발표한 버지니아텍 총격참사 사건 수사결과는 주요 의문점 대부분이 미제로 남아 수사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범인으로 밝혀진 조승희에 관한 상당 부분 새로운 사실들이 추가로 밝혀져 조가 범행을 몇달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범행동기등에 관한 단서가 나타나지 않고있는 가운데 워싱턴 포스트가 수사 소식통들을 인용해 26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수사진은 조의 범행과정에 대해 몇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는 조가 당초 기숙사에서만 범행을 감행하려다 학생 출입문이 닫혀있음을 발견하고 발을 돌리려다 마침 숙사로 돌아오는 첫번째 희생자 에밀리 힐셔를 발견해 살해했다는 것.

그러나 이 가정은 조가 만약 범행을 기숙사에 국한시킬 의도였다면 1차 범행 이후 NBC 방송에 자료들을 보낸 것과 맞지않는다는 것.수사소식통들은 이러한 가정에 대해 조가 1차 범행 후 우체국에서 자료들을 보낸 것을 본 목격자가 나타나지 않고있어 다른 사람이 대신 자료들을 부쳤을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지 않고있다고 전했다.

스티븐 플래어티 버지니아 경찰국장도 수사발표에서 "현재로서 이번 사건의 공범이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다른 시나리오는 조가 관심의 분산을 유도하기위해 먼저 기숙사에서 범행을 저질러 경찰을 그쪽으로 향하게 한 후 노리스 홀에서 범행을 계속했다는 것.

참사가 벌어진 노리스홀은 공학강의동이지만 조가 이번 학기중 이곳에서 강의를 들어 익숙한 곳으로 알려졌다.

수사관들은 이 가정에 대해서도 조가 1차 범행 이후 어디로 향했는지,두 범행간 관련성이 있는지 등에 대해 의문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단지 지금까지 수사결과 분명한 것은 조가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했다는 것.

조는 지난 2월9일 대학캠퍼스 맞은 편 전당포에서 이번 범행에 사용한 월터 22구경 권총을 구입했으며 한달후 인근 로아노크 총기상에서 글록 19 권총과 탄약 50발을 구입했다.

또 3월중 인접 홈데포 슈퍼에서 체인을 구입했으며 4월8일에는 인근 크리스천스버그의 한 여관방을 빌려 여기서 나중 NBC에 보낸 동영상 자료들을 만들었을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조는 권총 구입 후 지역 사격장에서 실탄 연습을 하는 한편 체육관 등지에서 체력운동을 했다는 것.

조는 또 3월12일 로아노크 공항에서 렌트한 한국산 밴내에서 일부 동영상을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조의 부모들이 사건 당일인 16일 북 버지니아 모처로 떠났다면서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가족들과 접촉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조는 사건 전날인 페어팩스 카운티에 있는 가족들에게 전화를 했으며 이것이 마지막이 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