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식 사회주의를 베네수엘라에 도입하려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의도는 어디까지 나아갈 것인가.

그에 대한 대답은 의외로 쉽게 얻을 수 있다.

바로 그가 15년 전 작성한, 실패한 쿠데타 계획에는 그가 이루려는 모든 것이 담겨있으며 차베스 대통령이 집권 이후 추진하는 정책은 이를 실현하려는 노력과 다름없다.

1992년 쿠데타를 주도했다가 체포된 차베스는 당시 혁명정부의 통치 구상을 마련하는 데 적극 가담했다.

베네수엘라의 부패 정치를 몰아내고 군인들이 주도해 '유토피아'를 실현할 정부를 구성한다는 이 구상에 대해 차베스 대통령은 체포되기 직전 모두 없애버렸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내용이 모두 출판됐다.

당시 쿠데타 주도세력이 마련한 청사진을 들여다보면 지금 차베스 대통령이 추진하는 급진적 정책의 '로드맵'을 보는 것 같다.

1998년 대통령에 당선되고 작년 12월 압도적 지지로 재선에 성공한 뒤 의회와 사법 권력까지 장악하게 된 차베스는 이제 통화와 물가 통제를 포함, 당시 구상한 혁명정부 청사진에 담긴 내용 대부분을 성취했다.

엑손 모빌 등 외국 석유기업에 대해 40억달러 규모의 석유사업을 내놓도록 한 것이나 각종 국유화 조치는 물론 식품 사재기를 범죄로 규정한 것도 이미 15년 전 혁명정부 청사진에 담겼던 것이다.

베네수엘라 역사가 알베르토 가리도는 차베스 대통령의 구상은 처음부터 명확했지만 그동안 그의 혁명정부 구상이 간과됐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중요 전략물자에 대한 국가 통제를 강조해 온 차베스 대통령의 발언은 올 들어 단행된 외국 석유기업의 사업권 몰수를 예상할 수 있도록 한다는 분석이다.

(카라카스 로이터=연합뉴스) maroon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