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불화, 가정 폭력과 같은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가정의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는 아이들보다 병에 더 자주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로체스터대학 메디컬센터 연구팀은 5일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다양한 사회경제적 배경과 인종의 5∼10세 어린이 169명을 대상으로 발열 발병률을 추적한 결과 스트레스가 많은 가정의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더 자주 열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대상 아이들의 부모들에게 가정 폭력, 불화, 경제적 어려움, 부모의 실직, 걱정, 근심 등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과 자녀의 건강 상태를 기록하게 하고 디지털 체온계를 지급했다.

연구팀은 쉽게 측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측정 결과가 객관적이어서 열을 발병의 기준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스트레스가 많은 가정의 아이들이 더 자주 열이 나는 이유는 분명치 않다고 말했으나 혈액샘플 검사 결과 더 자주 열이 나는 아이들의 경우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면역체계의 핵심 세포인 NK(natural killer) 세포의 기능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메리 카세르타 박사는 "스트레스는 사람을 아프게 만든다"면서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아이들이 NK 세포 기능이 가장 강했다"고 말했다.

이는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NK 세포의 기능을 저하시킨다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이전 연구 결과와 반대되는 것이다.

카세르타 박사는 기존의 연구 결과와 반대되는 것에 대해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면서 아이들의 면역체계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소아.청소년의학지(APAM) 최신호에 실렸다.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