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이 탄생하는 독수리 성운에서 우리 태양과 같은 과정을 통해 같은 질량을 가진 별로 자라날 것으로 보이는 별의 초기단계 '태아'가 발견됐다고 미국 과학자들이 밝혔다.

콜로라도주립대와 국립표준기술연구소의 공동연구기관인 JILA 연구진은 '창조의 기둥'이라고 불리는 독수리 성운 가운데 왼쪽 기둥에서 튀어나온 마디에 '증발하는 가스 구상체'(EGG)로 알려진 E42가 숨어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천체물리학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고밀도로 뭉쳐있는 성간(星間) 가스를 뜻하는 EGG는 자라서 별이 될 '알'을 형성하는데 이번에 발견된 E42는 질량이 태양과 같고 태양의 탄생과정과 같은 격렬한 환경에서 별로 자라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진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챈드라 X-선 망원경으로 E42의 존재를 밝혀냈다.

지구에서 약 7천 광년 떨어진 독수리 성운은 '별들의 자궁'으로 불리는 영역으로 여기서 태어난 많은 별들이 기둥 바로 바깥쪽에 위치하고 있다.

E42는 지난 1995년 허블우주망원경으로 창조의 기둥에서 발견된 73개의 EGG 가운데 하나인데 이들 중 모두 11개가 장차 별이 될 물질을 갖고 있지만 별이 될만한 질량을 갖춘 것은 이 중 4개 뿐이고 태양 규모의 질량을 가진 것은 E42 뿐이다.

연구진은 "기둥의 가장자리에서 발견된 4개의 원시별들은 아마도 천문학계에서 발견한 가장 어린 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X-선 망원경으로 이 성운에서 1천100개의 성숙한 고온 별을 찾았지만 EGG들은 아직 X-선을 방출할만한 자기장이 형성돼 있지 않아 가시광선과 적외선 추적으로 E42를 찾아냈다.

학자들은 우리 태양은 풍부한 화학적 조성으로 미뤄 주변의 초신성으로부터 무거운 원소들을 받아들여 별이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것이 바로 창조의 기둥과 같은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프랑스 학자들은 창조의 기둥 바로 옆에서 불에 탄 먼지 구름을 발견, 약 6천년 전 초신성 폭발로 기둥 일부가 무너졌을 것임을 시사했으나 이번 연구는 E42가 조금도 손상되지 않고 건재함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진은 초신성과 E42의 거리가 멀어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확실한 상태를 알기까지는 1천년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