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돌연사한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배우 안나 니콜 스미스의 사건을 계기로 진통제 `메타돈(methadone)'의 부작용이 치명적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2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메타돈은 과거 헤로인 중독 치료제로 주로 사용됐으나 이제는 의사들이 진통제로 처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데다 마약 중독자들도 싼 값에 쉽게 환각 상태에 이를 수 있어 즐겨 찾고 있으나 결과는 치명적이라는 것.
현재 정확한 사인 규명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니콜 스미스의 경우 지난 8일 사체로 발견되기 전날 로스앤젤레스 인근 스튜디오시티의 한 의사로부터 진통제로 메타돈 처방전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검시소측은 메타돈이 니콜 스미스의 사망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아직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지난해 9월 바하마에서 숨진 니콜 스미스의 아들 대니얼(당시 20세)의 사인이 메타돈과 2종류의 항울제를 혼합해 복용한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메타돈에 대해 의심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더구나 대니얼의 사망 이전에도 의학 전문가들은 심지어 중,고교생들 사이에 메타돈을 환각제로 복용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길거리에서 한 알에 45달러, 두 알에 60달러씩 거래되는 등 "마약중독 치료제가 또 다른 마약 중독자를 낳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실제로 메타돈은 헤로인과 화학성분이 유사한데, 헤로인 중독을 치료할 때 마약 금단 현상 억제제로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상당수 환자와 마약중독자들에게 치명적임이 입증됐다.

미 연방정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메타돈과 관련된 사망자는 지난 1999년 780명이었지만 2004년에는 무려 3천800명 이상으로 급증했으며 2004년의 수치는 마약 관련 사망자 가운데 코카인에 이어 2번째로 많았다.

또 클리닉을 찾아 메타돈 치료를 받은 환자들도 1995년 1천명 정도에 불과하던 것이 2005년에는 3천7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의학 전문가들은 특히 메타돈이 헤로인 등 일반 마약류만큼 강력한 환각성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반복해 사용할 경우 중독성을 유발해 복용 중단시 금단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