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정치권과 여론의 반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70여명의 호주군 병력을 증파하기로 결정했다.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19일 앞으로 4개월 안에 70여명의 군사 교관이 이라크에 파견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워드 총리는 이날 퍼스에서 기자들에게 "이라크군을 훈련시킬 군사 교관들이 앞으로 2~4개월 사이에 이라크로 떠나게 될 것"이라며 "지금 50~70명 정도를 파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군사 훈련은 아주 중요한 지원 임무 가운데 하나로 호주와 같은 나라들이 이라크 군과 경찰에 대한 훈련을 지원하지 않으면 그들 스스로를 지키는 일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라크 남부 탈릴에 있는 미군기지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30여명의 호주군 군사 교관들과 합류하게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호주군 군사 교관들은 현지에서 주로 이라크군 하사관과 초급 장교들을 훈련시키고 있으며 일부 교관들은 이라크 북부 타지에 있는 또 다른 미군기지에서 대첩보전 고급과정을 이라크군 장병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앞으로 파견되는 군사 교관들이 주둔하게 될 것으로 보이는 탈릴은 520명 규모의 막강한 호주군 보병과 기갑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곳으로 이들은 이곳에서 이라크 보안군을 지원하고 있다.

호주군의 이라크 증파 결정은 하워드 총리가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가운데 1명인 바라크 오바마 상원의원의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 발언을 강력하게 비판함으로써 미국 민주당 등과 논란을 벌인지 1주일 만에 나온 것이다.

이는 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주로 예정된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의 호주 방문을 앞두고 나온 것이기도 하다.

하워드 총리는 호주군 증파가 미국의 요청에 의한 것이 결코 아니라면서 이라크군이 제 발로 걷기 위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군사 교관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호주 야당인 노동당은 호주군 증파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호주는 현재 이라크 남부 지역에 520명을 비롯해 바그다드와 이라크 해안 배치 프리깃함 등에 모두 1천450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