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아프리카의 기니에서 10일(현지시간) 대통령 사임 등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수도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벌어져 진압 군인과 시민 등 10여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부상했다.

청년을 중심으로 한 시위대는 정부 청사를 공격하는 한편 발포 군인과 충돌했으며 타이어에 불을 질러 거리를 봉쇄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번 소요는 란사나 콩테(72) 대통령이 당초 노조와의 합의와 달리 측근인 유진 카마라(64)를 신임 총리로 임명한 데 반발해 일어났다.

수도 코나크리에서는 성난 군중들이 정부 청사와 각료 주택을 약탈하며 거리를 휩쓸고 다니고, 진압군의 발포 소리가 들리는 등 큰 혼란에 빠진 것으로 BBC 방송 인터넷판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콩테 대통령의 호위 차량으로 보이는 일단의 승용차 행렬에 청년들이 돌을 던졌으며 이에 경호원들이 발포해 2명이 숨졌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당시 콩테 대통령은 수도를 탈출하려 했던 것으로 목격자들은 전했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와함께 코나크리에서 동쪽으로 약 600km 떨어진 칸칸 지역에서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향해 진압군이 발포, 시위대 2명이 숨졌으며 발포한 것으로 지목된 한 군인이 시위대에 붙잡혀 집단 폭행당한 뒤 불태워졌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최근 3주간 60여명의 사망자를 낸 노조 파업 및 폭력 사태에서 군인측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나크리 외곽의 본피와 마탐 지역에서도 3명의 청년들이 진압군의 총격으로 사망했고 킨디아에서는 4명의 시위대가 숨졌다.

한편 지난달 18일간의 전국적 파업을 이끈 노조 지도자들이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파업 재개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과는 알려지지 않았다.

콩테 대통령은 지난달 파업에 굴복, 노조의 요구대로 정부를 실질적으로 이끌 신임 총리를 임명키로 한 바 있다.

기니는 인구 720만명에 라이베리아, 세네갈, 말리, 시에라리온 등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민철 특파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