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 한 명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사온 하임 라몬(56) 전(前) 이스라엘 법무장관이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 판결로 라몬 전 장관의 내각복귀가 사실상 불가능해짐에 따라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는 소폭의 내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라몬 전 장관이 작년 8월 사퇴한 법무장관직은 치피 리브니 외무장관이 겸임해 왔다.

텔아비브 지방법원은 31일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라몬 전 장관의 선고공판에서 유죄 평결을 내렸다.

3인 재판부는 라몬 전 장관이 강제로 키스하는 등 성추행했다는 고소인의 주장이 사실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내달 21일 형량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라몬 전 장관에게 적용된 죄로는 최고 3년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라몬 전 장관은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병사 납치공격으로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침공을 개시한 작년 7월12일 국방부에서 열린 한 연회에서 여군 H(18)양을 강제로 껴안고 깊은 키스를 하는 등 외설적인 행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혼한 라몬 전 장관은 H양이 평소 자신을 유혹해 왔으며 키스도 서로 원해서 한 것이라고 성추행 혐의를 부인해 왔다.

검찰은 그러나 두 사람이 사전에 알고 지내는 사이가 아니었고 사건 당시 기념사진을 함께 찍은 H양이 라몬 전 장관과 키스하길 원했다는 어떤 정황증거도 찾을 수 없었다며 유죄를 주장했다.

검찰은 특히 내각이 전쟁 돌입 문제를 표결하기 몇 분 전에 라몬 전 장관이 한 행위를 정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해 왔다.

이스라엘 정계는 라몬 전 장관에 대한 유죄 평결로 스캔들의 복마전이라는 비난여론을 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부하 여직원들을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모셰 카차브 대통령을 기소하겠다고 지난 주 발표해 카차브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다.

또 올메르트 총리 본인과 측근들의 개인 비리 의혹에 대한 당국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