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여성들에 '역할모델'로 인식돼

2008년 미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미 전국의 여성들로부터 나이나 교육수준에 관계없이 폭넓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1일 전했다.

신문은 이에 따라 클린턴 의원이 여성인 점이 대선 가도에 장애가 아니라 당선을 위한 핵심 키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ABC 방송과 공동으로 16-19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하면서, 전국적으로 여성의 59%가 힐러리 의원을 지지했으며, 모든 연령대에서 지지율이 50%를 넘은 가운데 특히 18-34세의 젊은 여성들에선 66%에 달해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는 젊은 여성들이 힐러리 의원을 본받을 역할모델로 생각하고 있고, 힐러리 의원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서 백악관 시절 겪었던 부정적인 여론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운동가들은 힐러리 의원의 대선 도전을 세대교체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시절과 같은 문화적.정치적 대변화를 미국 사회에 일으킬 수도 있는 잠재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또 55세 이상의 여성층에선 힐러리 의원에 대한 지지율이 59%로, 1년전의 48%에 비해 11% 포인트 이상 상승함으로써 다른 연령대에 비해 지지율 증가도가 가장 컸다.

힐러리 의원은 1992년 남편의 대선운동 때 전업주부들을 경멸하는 듯한 발언으로 인해 여성 유권자들과 관계가 소원해진 후 이의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백악관 시절 남편의 르윈스키 스캔들로 인한 여론의 조롱을 묵묵히 견뎌내는 것에 대한 동정론이 일면서 여성들과 관계가 호전되기 시작했다.

힐러리 의원의 보좌진은 이제 문제는 여성후보라는 점 때문에 여성들이 여전히 의심을 갖는 실제 당선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여성들에게 심어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여론조사에서 여성 응답자들은 힐러리 의원 대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간 민주당 경선 구도시 49 대 18%로 힐러리 의원을 지지했고, 힐러리 의원이 본선에서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대결하는 구도에서도 힐러리 의원을 큰 격차로 지지했다.

한편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본격화함에 따라, 민주당의 유능한 선거.정책.정치 참모들, 특히 클린턴 행정부에 몸담았던 인사들에 대한 각 대선주자 진영의 구애 경쟁도 달아오르기 시작했으며, 일부 인사들은 과거의 정치적 인연과 인간관계간 상충 등으로 인해 어느 한편에도 몸담지 못하고 피해다니는 실정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힐러리 의원은 대선출마 준비위 구성을 자신의 웹사이트 동영상을 통해 공식 발표하면서 "휴대전화 카메라를 사용해 만든 듯한" 배럭 오바마 의원의 동영상과 달리 할리우드 스타일의 배경과 조명, 의상, 그리고 친근한 대화조 등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 것도 주목받았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